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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책 리뷰] 우리와 당신들


프레드릭 배크만의 시작 '우리와 당신들'은 전작 '베어타운'에서 전개된 스토리가 이어받아 초반부터 상당한 몰입감을 느끼며 읽게 되었다. 베어타운이라는 작은 마을은 하키라는 스포츠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것 같다. 신성한 스포츠 정신 위에 정치인과 후원자의 그림자가 가려져 있고, 오직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서라면 정의롭지 못한 일이 벌어져도 묵인하고 오히려 피해자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모습은 어딘가 낯설지 않았다. 베어타운 하키팀의 최고 에이스인 케빈은 어느 날 베어타운 하키단 단장 페테르 안데르손의 딸인 마야를 성폭행했고 이 사실이 알려지자 중요한 시합에서 케빈에게 출장 정지를 내린다. 이로 인해 게임에 져버리자 그들은 진실보다는 희생양으로 마야와 페테르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려 한다. 돈과 권력과 생존을 둘러싼 광기 어린 모습은 이제 베어타운과 헤드 두 도시 간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진실을 외면한 채 이를 해결하지 못할 때 벌어지는 현상은 증오가 또 다른 증오를 낳는다는 것이다. 케빈이 성폭행 했다는 사실보다 마야 때문에 베어타운 하키팀의 최고 에이스를 잃었다는 사실을 중요하게 여긴 마을 사람들의 이기적인 모습이 매우 충격적이었다. 가해자에게 응당한 처벌을 내리고 피해자가 정신적으로 회복하도록 마음을 써야 한다는 상식이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작가 특유의 현상을 꼬집는 날카롭고 섬세한 묘사로 인해 읽으면서도 등장인물마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서 흡입력 있게 전개된다. 2018년 아마존, 굿리즈 올해의 책 선정, 아마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아마존 평점 4.8/5, 전격 영화화 결정 등 이 소설은 복잡한 인간 심리에 대한 묘사를 파고들어 그 사회 속에서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좋은 사람이 되고 나쁜 사람이 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무려 6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을 쓰면서 등장하는 인물 하나하나를 생동감 있게 넘쳤다. 그들에게서 선악에 대한 애매모호한 경계선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독자의 판단에 넘기는 부분이 좋았다. 세상은 흑과 백, 선과 악으로 완전히 양분하기란 어렵다. 중간 지대에서는 다양한 생각들이 존재하고, 변화무쌍한 일들을 겪기 때문에 복잡하다. 예전에도 어느 소설에 빠져들게 되는 이유가 바로 등장인물에 몰입했을 때였다. 그의 앞에 펼쳐질 세상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사람을 만나며 어떤 일을 겪게 될지 모두 궁금해했다.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사람들은 무척이나 다양한 일들을 겪으면서 살아가는데 결국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에게서 치유받을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 앞에 행복한 일들이 가득하길 바라며 읽게 되었고, 마법 같은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들이 인기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와 당신들
국내도서
저자 : 프레드릭 배크만(Fredrik Backman) / 이은선역
출판 : 다산책방 2019.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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