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신화 : 오딘, 토르, 로키 이야기'는 마블 영화를 즐겨 보신 분들이라면 익히 들어본 이름일 것이다. 이미 70년대에 마블 코믹스에서 북유럽 신화를 가져와서 새로운 영웅을 만들어냈는데 아스가르드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세 가닥 무지개다리인 비프로스트를 지나는 길뿐이다. 그 아래에 인간과 난쟁이들이 사는 미드가르드에는 서리 거인, 바위 거인이 사는 요툰헤임이 가운데 층에 산다. 얼어붙은 지하세계인 니플헤임은 죽은 자들의 세상으로 이 모두는 거대한 물푸레나무인 이그드라실과 이어져 있는 세계다. 일러스트 작가인 제프리 앨런 러브의 그림은 마치 동화책처럼 책 전반에 펼쳐져 있어서 큰 판형으로 읽는 '북유럽 신화'를 더욱 역동적으로 읽게 도와주고 있다. 이야기의 주요 흐름들의 핵심을 그려놓았기 때문인지 생소한 이야기임에도 흥미를 잃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물론 마블 영화 같은 스토리라고 읽으면 곤란하다. 북유럽 신화는 신화 속 신과 초자연적인 존재를 만들고 숭배했던 바이킹 족이 과장해낸 것으로 지금의 스웨덴, 덴마크, 아일랜드, 그린란드 등에 걸쳐 영토를 차지하고 있었다. 사실상 북유럽 신화의 내용은 신과 거인들이 끈질기게 벌이는 싸움이다. 그 중심에는 스웨덴의 왕 귈피가 있었다. 무지개다리를 건너기 위해 떠돌이 강글레리로 변장하여 들어간다. 발할라에서 지혜로운 세 왕과 이야기를 나눈 뒤 미드가르드로 전령을 보내 신들에 관한 이야기를 찾게 했다. 노인이 되었을 때 발할라로 돌아가 세 왕에게 아홉 개의 세상에서 벌어진 일뿐만 아니라 앞으로 벌어질 일도 물어보면서 마지막 전투가 어떻게 펼쳐졌는지 듣는 것으로 이 이야기의 대단원은 막을 내린다. 모든 신화는 인간들이 만든 상상력에 의해 이어져 내려와 어떻게 재탄생하는지를 알게 되면 재미있다.
콘텐츠가 가진 힘이란 이러한 상상력이 점점 발전되어 가는 과정 속에 있을 것이다. 신들 가운데 가장 힘이 센 토르는 묠니르를 들고 거인 대정벌에 나서기 위해 아스가르드에 머물기보다는 밖에서 싸우는 일이 많다. 지혜는 조금 부족하지만 임무에 충실한 영웅으로 그려지는 반면 교활한 장난의 신 로키는 자신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다가 그 대가를 치르는 등 항상 바람 잘 날이 없다. 그 외에 헤임달, 발키리 등 익숙한 이름을 만날 때면 영화에 보던 장면과 이어져서 북유럽 신화만이 가진 분위기에 빨려 들게 된다. 묵직하게 큰 판형에 독특한 일러스트 그림이 더해져서 그 가치를 더하고 있는 책으로 북유럽 신화의 전체 이야기를 알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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