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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책 리뷰] 명화로 보는 아이네이스

 

명화로 보는 아이네이스

 

BC 13세기에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되던 '트로이 전쟁'은 근래 고고학자들이 터키 서쪽 다르다넬스 해안에서 9층 높이로 쌓은 트로이 유적지를 발견하였고, 그 가운데 여섯 번째 층이 그리스군에게 BC 1200년경 파괴된 도시의 유적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고대 세계의 가장 큰 전투 중 하나였던 '트로이 전쟁'을 소재로 수많은 문학작품들이 쓰였는데 BC 850~800년경 호메로스가 쓴 대서사시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는 오늘날까지 읽히는 불멸의 고전으로 남아있다. 그리스·로마 신화를 등장시키고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문학사에 길이 남을 작품을 완성한 것이다. 로마의 시인인 베르길리우스가 BC 30~11년까지 집필한 <아이네이스>에서 '아이네이스'의 뜻은 '아이네아스의 노래'라고 한다.

<아이네이스>는 '트로이 전쟁'에서 그리스군에 패한 뒤 아이네아스는 일족을 이끌고 새로운 나라를 건국하기 위해 항해에 나서게 되고 폭풍우를 만나 카르타고에 이르게 된다. 오디세우스에 버금가는 모험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카르타고의 여왕인 디도는 처음에는 환영하며 자기 옆에 붙들어 두려고 하지만 아이네이스에게는 새로운 나라를 건설해야 할 책임이 있었다. 결국 디도를 외면한 채 떠나 시칠리아 섬에 도착하게 된다. 그곳에서 다시 배를 북쪽으로 돌려 나폴리 근처에 있는 쿠마이에 도착하게 되는데 아폴론의 무녀인 시빌레를 통해 저승으로 내려갈 기회를 얻게 된다. 이 대목에서 단테의 '신곡 - 지옥편'에 차용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천국인 엘리시움을 방문할 때는 '신곡 - 천국편'이 생각난다.

아이네이스가 방문한 엘리시움에서 아버지인 안키세스를 만나게 되는데 로마 건국 신화를 위한 큰 그림이었는지 로마 국가와 그곳에 등장할 인물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약속의 땅 가나안이 아닌 라티움에 도착한 일행은 그 땅을 차지하게 위해 전쟁을 벌인다. 전쟁 중에 아이네아이스는 동맹군 에반드로스 왕의 아들 팔라스를 잃게 되었지만 투르누스와의 결전에서 사활을 건 격렬한 전투 끝에 이기고 메젠티우스를 죽임으로써 휴전을 맺는다. 투르누스와 전차 대결에서 부상을 당하기도 했지만(이 부분은 벤허가 연상됩니다.) 일대일 결투에서 투르누스는 패배하게 되고 죽임을 당한다.

여기서 로물루스의 신화가 탄생하게 되는데 <아이네이스>는 로마 건국 신화를 담은 영웅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베르길리우스가 호메로스처럼 약 1만여 행의 기나긴 시로 노래하였다고 볼 수 있죠. 후대 화가가 그린 명화와 함께 보는 재미에 생동감까지 넘쳤던 책입니다. 호메로스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일부 역사적 사실에 그리스·로마 신화를 끼워 넣어서 더 극적으로 묘사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네이스>를 따라가다 보면 로마 건국의 시초가 된 사람이 트로이 장군인 아이네아스라는 점이고 카르타고와의 인연이 포에니 전쟁까지 이어진다는 점도 특기할만합니다. 라틴어로 쓰인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작품답게 거대한 스케일과 이야기에 압도되는 책이었다.

 

명화로 보는 아이네이스
국내도서
저자 : 베르길리우스(Vergilius)
출판 : 미래타임즈 2019.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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