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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먹고삽니다 : 자신만의 직업을 만든 20인의 이야기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먹고삽니다

 

 

인터뷰에 응한 20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했다. 현재 일(직업)이 내가 하고 싶어서 했던걸까? 모든 우연이 맞아 떨어져서 하게 됐고 결코 재능이 있다고 여기지 않았다. 실력이 올라오기 전까지는 버티면서도 수많은 시행착오와 비효율적인 일처리 때문에 고생해야 했다. 낮은 급여와 고된 일의 연속을 어떻게 지나왔는지 신기할 정도다. 그 사이 트렌드와 기술은 바뀌어갔고 적응해야 밥벌이가 되었다. 내가 하고 싶어서라기 보다 돈을 벌 수단이 이것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흔히들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라고 말하는데 그건 정말 그 일이 좋고 몸이 힘든데도 즐거운 일이어야만 한다. 남 얘기로 듣는 것과 달리 내 직업이 되었을 때는 생계수단이라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직업이 된다는 건 그걸 업으로 살아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근데 나이가 들고 한 분야에 경력이 쌓이고보니 그런 고민들이 다 부질없다고 생각한다. 일단 좋아하는 걸 찾으면 부딪혀보고 도전하는 삶이 멋진 것 같다. 과학과 기술은 계속 급변해 갈텐데 몇 년을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느 분야든 남들로부터 인정받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숙달되기 위한 노력이 두려워서 전혀 다른 분야에 도전하는 게 두렵다면 미련이 많이 남아서일 것이다. 갑자기 달리는 차 안에서 급브레이크 걸고 새로 시작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게 결정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평소 품었던 꿈을 펼쳐보이지 못한 채 그대로 묻어두고 노년을 바라본다는 건 더 비참할 지 모른다. 나를 가로막는 수많은 현실과 장벽들은 도전을 망설이게 한다.

이 책에 소개된 사람들을 보며 느끼지만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사실이다. 오랜 직장생활로 무뎌진 마음은 내게 신호를 보내온다. '언제 행복했는지 모르게 잊어버렸다.'라며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를 소리치고 있다. 행복해지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일하면 매달 돈이 들어오기 때문에 버틸 때까지 버틴다. 언제까지 그렇게 버틸 수 있을까? 대부분의 후회는 내 마음이 시키는대로 하기 보다 시키는 일만 하다 결국 못하는 순간에 뒤늦은 현타가 올 때다.

원하는 삶을 개척하고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면서 일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1인 기업가, 예술가, 크리에이터, 프리랜서, 작가, 목수들이다. 잃어버린 일에 대한 열정. 회사에 소속되지 않아도 스스로의 일을 벌이며 자연스럽게 수익적 기반도 다져가는 사람들을 보면 결국 내 노력에 비례한 시간이 해결해줄 것을 믿는다. 퍼스널 브랜딩으로 사람들이 나를 찾게 하고 그래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도 먹고 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시스템을 만든다면 그 자체로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이들이 부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