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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몸이 아프다고 생각했습니다 : 현대 의학이 놓친 마음의 증상을 읽어낸 정신과 의사 이야기

 

몸이 아프다고 생각했습니다 : 현대 의학이 놓친 마음의 증상을 읽어낸 정신과 의사 이야기

 

세상에는 현대 의학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질병들이 있다. 특히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상이나 마음이 병든 사람에겐 그에 맞는 진단과 치료법이 필요하다. 바쁘고 복잡한 현대 사회일수록 이런 질병은 흔하게 나타나며, 정신과 상담을 받는 건 이젠 예삿일이 되었다. 정신과 의사는 환자들의 마음을 다루고 치료하여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게 돕는 일이다. 때론 환자의 심리적 문제에 대한 이해가 근본적인 해결점을 제시해 줄 때가 있다. 마음이 곪고 병들었다면 의사가 문제에 직접 개입하여 원인을 해결해 줘야 한다.

"무엇보다 그 사람의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먼저 살피는 지혜로움이 필요하다. ... 지혜가 결핍된 의료는 아무런 가치가 없으니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20년 넘게 정신과 의사로 근무하면서 수많은 환자들을 진료하였다. 이 책에선 각양각색의 사연을 지닌 환자들의 사례들을 실었고 저자만의 의학적인 시선으로 정신 건강이 신체 건강과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관성을 생생하고 깊이 있게 전달해 주고 있다. 정신 건강과 연결된 수많은 질병들이 등장하고 각각의 에피소드를 읽는 재미가 있다. 이름도 어려운 희귀병을 앓는 환자부터 외상 증후군은 마음에 얽힌 문제와 연결된 사례가 많았다. 정신의학의 관점에서 다뤄야 할 증상이 정말 많다고 느꼈다.

어떤 사례는 남일 같지 않고 안타까웠으며 혹시 이런 일을 겪고 있다면 정신과 상담을 한 번 받아보길 권하고 싶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트라우마, 우울증은 현대인들이 종종 겪는 일이다. 억눌린 마음의 질병이 나아야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저 시간이 약이라며 지나가면 저절로 해결되겠지라고 생각하면 그 증상이 더욱 심해질 뿐이다.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되며 비슷한 사례를 겪은 경험이 있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짧은 기간에 고도성장을 이룬 우리나라는 알게 모르게 정신과에 가는 것을 쉬쉬하던 시절이 있었다. 예측하지 못할 사건, 사고가 빈번하게 벌어지면서 정신과 상담에서 진료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몸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아프다는 건 마음에 문제가 생겨나서 그런 거다. 속으로 꾹꾹 눌러 담고 숨길 문제가 아니다. 시간이 해결해 주지 못하고 마음속 심연으로 깊이 자신을 갉아먹는다. 연관된 모든 일들은 결국 마음에 얽힌 실타래를 풀고 온전히 회복될 때까지 기다려줄 때 다른 문제도 해결될 것이다. 갑자기 이유 없이 아프다고 생각된다면 정신 상담부터 받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