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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세계사를 바꾼 50가지 거짓말 : 배신과 왜곡이 야기한 우리가 모르는 진짜 세계사

 

고대 세계로 거슬러 올라가 중세 시대, 근대 초기, 19세기, 20세기까지 거짓말로 역사의 흐름까지 바꾼 세계사에 대해 알아본다. 요 몇 년 동안 거론된 가짜 뉴스와 거짓말은 인류 역사와 함께 해왔다는 건 놀라운 일도 아니다. 단지 승자의 역사만 기록에 남아 속았다는 사실이 분할뿐이다. 특히 카이사르가 집필한 것으로 알려진 <갈리아 전기>라는 보고서 작성은 치졸하게 이를 데 없다. 아무런 위협도 가하지 않은 티구리나족을 학살해놓고 진실을 왜곡 조작하거나 게르만족을 매복 공격하여 전멸시킨 사례들은 자신의 빚을 청산하고 로마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갈리아 전쟁 내내 벌어진 잔혹 행위들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힘들 것 같다. 무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교묘한 거짓말도 2,000년이 지나서야 알려졌는데 <갈리아 전기>는 정치적 정보 조작과 그에 수반되는 위험을 보여 주는 초기 사례로 대부분 독재자의 독재 정치에서 보여주는 일반적인 모습이다.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영웅이라기보단 독재자의 전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실망스러웠다.

거짓말은 어떤 정치적 목적과 이득을 얻기 위해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사기를 친다는 점에서 공통된 특징이 있다. 거짓말이 통할 거라고 믿기 때문에 반복해서 속고 속이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역사에도 증명되지 않은 사실을 모함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정적들이 죽어나갔는가. 거짓말로 세계사가 바뀔 정도라는 건 역사에서 결정적인 순간이었다는 뜻이다. 우리가 세계사를 배울 때 기정사실처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때론 위험할 것 같다. 역사 이면에 감춰진 진실은 때론 지독하게 잔인할 수 있는 법이다. 이 책의 부제처럼 우리가 모르는 진짜 세계사에 대한 이야기는 객관적으로 역사를 바라보게 해준다. 또한 숨은 코너인 '거짓 속 진실'을 함께 읽으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어디서 어디까지가 진실인 것인가. 역사에선 영웅으로 알려진 인물의 추악한 모습을 마주했을 때 알려진 내용도 조작됐을 가능성은 없는지 의심스러웠다. 가짜 뉴스를 진실이라 믿고 이미지가 조작되어 고정관념으로 고착화되는 등 부작용은 한 세대에서 끝나지 않는다. 'USS 메인호와 보도 전쟁'은 언론사가 사실을 왜곡하는 거짓 기사를 썼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준다. 메인호가 어뢰가 파괴되었다는 기사가 마치 사실인 양 보도되었는데 명확히 밝혀진 바도 없이 <저널>과 <월드> 두 언론사가 최종 판결을 기다리는 동안 스페인의 거대한 음모에서부터 어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사실인 것처럼 대중에 퍼졌고 결국 전쟁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후기에는 이런 내용도 나온다. 결국 더 많은 것을 알고 싶다면 그 답을 우리 스스로 찾아야 한다. 그것이 우리에게 즐거움 주는 과정의 일부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역사는 편파적이지 않아야 한다고 배우겠지만 역사는 필연적으로 편파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역사를 읽는 우리가 편견을 가져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야기의 전체적인 그림을 모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