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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삶이 괴로울 땐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 일상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발견한 사는 게 재밌어지는 가장 신박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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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을 삶는 비결과 김치 레시피를 보자마자 재능 낭비가 심하다고 생각했다. 생화학과 약리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평범한 음식을 진지하게 대하면 실험실에서 연구하듯 레시피를 완성해나간다는 점이 신박했다. 누가 곁에서 바라보면 '요식업 창업을 준비하느라 레시피 연구에 열심이구나'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정확하게 정량화된 김치 레시피를 보며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 대부분 감에 의지하거나 눈대중으로 만들 텐데 배추 1㎏ 당 무게를 계산하여 엑셀로 수치화시켰다. 조리 순서도 무척 체계적이고 변수 발생을 차단하려 한 노력 덕분에 누구나 이대로 따라 하면 일정한 맛을 가진 김치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음식, 언어, 자연, 예술, 사회, 퍼즐, 인체 등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과학자의 시선으로 진지하게 연구하듯 공부한다면 어떤 결과가 일어나는지 이 책을 읽다 보면 무서울 지경이다. 한마디로 자신의 전공을 살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한 셈이다. 나이를 한두 살 먹는 동안 어느 날 문득 삶이 무료하고 지루하다는 생각에 빠질 때가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이 책에서 저자가 우리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공부는 지금 바로 시작하라는 것이다. 공부를 통해 쌓은 지식으로 보는 세상은 알고 나서 보면 즐겁다는 거다. 인생의 수많은 수수께끼들을 풀어나가는 것만큼 흥미롭고 호기심을 제대로 충족시키는 일도 없다. 그러니까 세상은 여전히 우리가 모르는 수수께끼로 가득 차 있는 모험의 세계인 것이다.


김치 레시피 때문에 오해했었다. 저자는 진심이었고 매사 모든 일을 즐기고 있었다. 공부보단 자극적인 영상에 심취한 나 자신을 반성한다. 더 깊이 파고들고 공부했더라면 미술관에 걸려진 그림도 다르게 보였을 것이고 아는 만큼 더 깊이 이해했을 테다. 쓸데없이 시간 낭비하며 물 흘러가듯 보낼 것이 아니라 일단 하나만이라도 붙잡고 파고들어보자. 이 책날개 뒷면에 '어제보다 오늘 더 즐거워지는 일상 속 공부 활용법'이 있다. 노력해도 별반 달라지는 게 없을 때,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울 때, 자꾸만 혼나서 위축될 때, 어려운 문제를 마주했을 때인데 이 중에서 "식물도감을 펼치는 순간, 제각기 다른 꽃과 나무가 당신에게 말을 걸기 시작한다."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이젠 흥미를 잃어버려 삶이 따분하고 재미없다고 느껴질 때 즈음이면 꺼내서 나를 자극할 것만 같은 책이다. 공부는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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