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임종 도우미인 저자는 현재 체계적인 임종 도우미 교육과 구체적인 임종 계획 수립을 돕는 단체인 '고잉 위드 그레이스'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가나 출신인 저자는 변호사로서 경력을 쌓아가던 중 갑작스럽게 형부인 피터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가 간호와 조카 육아를 도맡아 했다. 그러다 임종을 맞이하게 되고 뒷수습을 하던 중 마무리하기 위해 처리해 할 수많은 일을 보며 임종 도우미가 되기로 결심한다. 시종일관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음에도 감동적이면서 유쾌하고 따뜻하게 다가왔다. 죽음은 예기치 못한 순간에 갑자기 찾아온다. 다른 사람의 일이 아닌 내가 마주해야 할 현실이 되었을 때 겪어야 할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과 공허함은 당사자의 몫이다.
"우리는 죽음을 밀어내고 미룬다. 죽음은 다른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이거나 우리에게는 '결코' 오지 않을 먼 미래에 일어나는 일이다. 우리는 대체로 가장 중요한 것을 희생해가면서 크게 중요하지 않은 일에 집중한다. ... 그러다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병을 얻고, 진단을 받고, 죽음의 문을 두드린다. 삶은 지금, 바로 여기에 있다."
여기에 중요한 메시지가 있다. 평균 수명의 연장, 의학 기술의 발달 등 백세 시대의 도래를 축하하며 죽음이란 고령이 되고 나서야 찾아오는 것으로 착각하며 살고 있다. 그래서 오늘 해야 할 일을 내일로 미루고 아끼며 살지만 그러는 사이 병을 얻고 죽음의 문 앞에서 그때 해보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삶은 지금, 바로 여기에 있는데 아직 오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고 이미 지나간 일을 후회하며 살아간다. 무엇을 얻고 나서야 행복이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며 즐거울 때가 행복한 것이다. 임종 도우미로서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저자로부터 죽음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과 삶에 대한 철학을 들을 수 있어서 더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누군가가 갑작스럽게 죽었을 때 우리는 자주 그 죽음이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고 말한다. 마치 언젠가는 죽음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우리가 예상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 대부분의 경우 죽음은 우리가 준비되었다고 느끼기 훨씬 전에 찾아온다."
건강하게 살아 숨 쉬는 오늘이 얼마나 소중한지 자주 잊고 사는 우리에게 죽음을 생각하는 건 가치 있는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된다는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한 해가 끝나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세우는 수많은 계획과 버킷리스트들은 미루지 말고 중요한 것부터 실행에 옮겨야겠다. 죽음이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부터 삶을 대하는 자세는 달라진다. 더없는 욕망과 욕심을 내려놓게 되고 조금은 넓은 아량으로 여유롭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지나고 보면 별것도 아닌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걸 듯 살아오지는 않았나 하는 반성도 하게 된다. 죽음을 이야기하면서도 삶의 교훈을 주고 소설 못지않은 가독성으로 지루할 새 없이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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