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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비 가릴 지붕조차 없는
하늘 아래 비좁은 수돗가
쭈그려 앉아 날이 춥든 덥든
설거지 하랴
빨래 하랴
음식 만들랴
한 평 남짓 네 식구 자고 먹던
어린 날 우주의 전부인 작은 방
톱밥 먼지 날리는 공장터도
한없이 크던 상상의 나래
허리춤까지 눈이 쌓일 때면
눈사람과 은하수 별무리가
선명하게 비추던 달빛 아래
그저 행복하기만 했던 시절
가난했지만 문 밖을 나서면
온 세상은 즐거운 놀이로 가득
동네 친구들과 하루종일 놀고
잠자리와 방아치기, 사마귀 잡고
가도가도 끝없는 골목은
도로 위 미지의 세계였다
대머리 산이라 부르던 언덕배기
여우비 내린 날 하늘엔 쌍무지개가
없이 살아도 군것질에 마냥 행복했고
해질 무렵 노을보며 꿈을 키웠고
세상을 나서면 매일이 모험 같았다
눈시리게 아름답던 동화 속 소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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