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영화계의 속설을 그대로 입증한 영화라고 본다.
전작이 가져다 준 명성에 너무 기댄 나머지 친구 1의 오마주가 곳곳에 등장하고 있다. 친구 1에서 그랬던 것처럼 항상
친구는 3명이서 뭉치는 것과 솔로로 노래를 부르는 여자가 등장하는 장면들이 그런데 이번작은 영화를 본 뒤에 다들
똑같은 생각을 했을 것 같다. 중구난방으로 구성된 내용이 런닝타임을 늘리기 위한 짜맞추기 같아 난잡해졌다.
갑자기 이야기가 과거를 갔다가 현재로 돌아온다. 굳이 이준석의 아버지 이야기를 이런 식으로 삽입할 이유가 있었을까?
전작은 그래도 개연성있게 진행된데다 인상적인 인트로, CF에서 인용될 정도로 인상깊은 장면들, 개그 소재로도
쓰일 정도로 기억에 남는 명대사, 영화 속에 깊이 녹아있는 배우들, 기승전결이 완벽했던 구성, 이후 복고열풍과
조폭을 소재로 한 영화 제작에 봇물을 일으켜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고 부산은 관광명소가 되었다.
그 당시 800만 관중을 끌어모은 힘은 바로 그런 이유들이 모두 영화에 담겨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친구 2는 한마디로 실망이었다. 친구 2에 기대를 건 이유는 단 2가지였다. 과연 한동수를 죽인 자는 누구였는지가 궁금했고,
17년만에 출소하는 이준석과 그의 친구인 한동수의 아들에 관한 것 뿐이다. 만약 친구 1처럼 만들 생각이었으면 차라리
한동수의 아들이 태어나서 자라나는 과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주진모가 나오는 장면은
스토리상 빼는 게 맞다. 이건 꿔다놓은 보따리도 아니고 재밌긴 했지만 개연성이 떨어졌다. 옴니버스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허무하게 죽는 장면, 허술하게 노출된 장면은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유일하게 이 영화에서 돋보인 것은 유오성, 주진모나
정호빈도 아니고 바로 김우빈이다. 이 영화로 인해 충무로에서 급부상하는 기대주가 될 것 같다. 대신 친구 1과 달리
여자배우의 비중은 떨어졌는데 조연은 한 명 뿐이고 나머지는 단역처럼 비중이 없는 게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이다.
영화를 다 본 뒤에 포스터를 보면서 과장이 심해도 너무 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과대포장한 광고문구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영화에 대한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관객들에게 허무함을 줄 뿐이다. 겨우 이런 결말때문에 굳이 후속작을 만들었던 것인지 2시간의 런닝타임이 길게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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