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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정상적인 생활




화가의 삶은 외부에서 바라볼 때는 고상하고 생각이 자유로우며 예술적인 사람일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 화가로서의 삶을 살았고 화가를 다룬 글을 쓰고 있어서 글을 썼다는 저자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다룬 첫 장편소설 <정상적인 생활>의 첫 인상은 낯설음과 고독이다. 90년대 화가로서의 새로운 삶을 꿈꾸며 스페인으로 떠난 30대 중반의 화가는 멕시코와 독일 등에서 10여년 동안 외국생활을 거치면서 활동하다가 마무리하며 귀국한 이름없는 화가가 고국으로 돌아와 겪는 어려움을 일기 형식으로 빗대어서 적어내려 갔다. 자신이 태어났고 외국으로 떠나기 전까지 생활했던 고국으로 돌아와서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창 밖의 야경을 바라보며 깊은 상념에 젖어들다가 같은 한국 사람임을 재확인하고 편안한 기분에 젖어들었던 그는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선 후 뭔가 가슴 한 켠에 빈 것 같은 공허함을 느낀다. 3개월 전 친구가 같이 스페인에 가자며 전화로 졸라대며 그를 설득하던 상황으로 다시 돌아간다. 그가 화가로 살아온 삶이나 인생들은 그리 특별난 것이 없다. 다만 단조롭게 하루하루 챗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과 돈벌이 잘 되는 않는 화가라 극심하게 격는 생활고를 감당해야 했다. 자연스레 세상을 향해 불만을 터트리는데 그 방향은 사회와 미술계로 향한다. 예술과 상업성 사이에서 갈등하게 되는데 그는 스스로에게 무력감을 느끼고 또 그런 생각들이 덤덤한 필체로 무리없이 전개된다. 소설 중간마다 일기형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쓴 듯한 부분이 나오는데 소설이지만 화가로서 그만의 느낌을 전달해주는 장치와도 같다. 제목은 역설적인 의미를 담기 위해 지은 듯 싶다. 문득 자신이 살아온 화가로서의 삶이 정상적인 생활이었는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현 시대 우리들의 세태들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가 이미 겪어왔고 숱하게 경험한 이야기들이 녹아들어서 이름 없이 작품활동하는 화가들의 삶과 생활을 엿보게 될 수 있었다. 자전적 소설이니만큼 일정 부분 리얼리티를 담고 있으며 디테일하게 화가를 이해할 수 있는 소설이다. 예술가들이 밥 벌어먹고 살기가 왜 그렇게 힘든지 그들의 고민과 방황을 보면서 한 편으로는 예술작품을 위한 화가와 카툰, 만화같은 장르의 화가의 차이점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졌다. 일반 대중들에게 알려져 유명세를 타지 않으면 예술가들은 자생적으로 생활하기 어려울 것 같다. 후원자의 지속적인 후원으로 시대를 뛰어넘은 작품을 만든 미켈란젤로를 비롯한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들처럼 우리나라의 화가들도 기본적인 생활이 뒷받침되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출려면 아직 먼 이야기인지. 정상적인 생활을 꿈꾸는 한 화가의 고뇌와 아픔을 함께 느낄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문단에 등단한 소설가가 아닌 화가가 쓴 장편소설이었지만 꽤 밀도높은 주변 환경과 등장인물, 무리없이 전개되는 스토리로 앞으로의 작품을 기대케 한다.




정상적인 생활

저자
남궁문 지음
출판사
하우넥스트 | 2013-10-3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한국에 스페인의 ‘산티아고 가는 길’을 처음으로 책을 내 알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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