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Since 2013 ~)
2018. 11. 18.
[서평] 유의미한 살인 : 카린 지에벨 장편소설
잔느의 일상은 시계처럼 매우 규칙적이라 누군가 유심히 그녀를 지켜봤다면 알 수 있을 정도다. 끊임없이 왕복하는 기차는 같은 노선 사이로 매일 보는 똑같은 벽과 그 벽에 그려진 똑같은 낙서, 빠르게 지나가는 똑같은 건물들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지루하게 흘러간다. 잔느 또한 언제나 같은 열차, 같은 자리에 앉는데 미국 추리 소설을 꺼내 읽던 어느 날 그녀 옆 자리에 흰 봉투가 놓은 것을 발견하다. 한참 망설이다 봉투를 열고 읽기 시작한다. 그 편지에는 놀랍게도 엘리키우스라는 사람이 자신을 어디선가 계속 지켜봤다는 듯 기차에 오르면 언제나 같은 자리에 앉는 습관까지 적혀 있었던 것이다. 편지에는 '당신은 내 얼굴을 알고 있고 심지어 내 목소리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나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