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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향기의 미술관



명화 향수 체험 키트가 포함된 설정에 잘 맞아떨어지는 책이다. 사람마다 그 사람이 가진 향기가 제각각 다르듯이 화가의 작품에는 굴곡진 인생의 경험과 자신만의 세계관이 녹아들어 있기 때문에 그 작품에서 나오는 향기도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다. <향기의 미술관>은 보통 명화에 관한 책 중에서 비교적 두께가 얇은 측에 속하며, 명화를 천천히 감상하면서 작가가 써내려간 글을 편안하게 읽으면 된다. 이 책에는 수많은 화가들이 등장하며 대게는 한 번쯤은 들어봤을 듯한 이름과 작품들이 나온다. 직접 미술관이나 특별전에 전시된 작품도 있다. 각각의 주제에 따라 화가들의 작품을 소개해주고 작품해설과 관련된 이야기를 독자들과 나누는 방식이다.


사진보다 정교한 작품이 눈에 띄었는데 바로 장 오귀스트 도미니트 앵그로의 <프린세스 드브로이의 초상>이다. 직접 보면서도 접힌 의상의 섬세한 그림자까지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서 19세기에 이런 그림을 어떻게 그릴 수 있었는지 놀라웠다. 물론 작품에서 감정이 드러나지 않아 아쉽긴 하지만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혁신적인 예술가이지 않을까? 언뜻 명화들을 감상하다보면 이렇게 놀라게 되는 경우가 많다. 카라바조의 정교한 그림에서부터 역사상 최고의 명화로 손꼽히는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까지 그림이 그려진 시기를 놓고 볼 때도 이미 시대를 앞질러 나간 것은 아닐까? 


그림에서주는 편안함과 작품세계를 이해함으로써 공감하게 되는 점 등 좀 더 진솔하게 일반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책일만큼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자존, 고독, 혁신, 본질, 일상에 대한 이야기로 또 시대를 거슬러 우리들에게 많은 영감과 인간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고급스런 표지와 알찬 향수 키트가 포함되어서 여러모로 선물과 같았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