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서평(Since 2013 ~)

[서평] 공부는 망치다



지식생태학자인 유영만 교수의 신간 <공부는 망치다>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 넘어옴으로써 이제 시공간과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든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시점에서 나온 책이다. K-MOOC 시스템은 바로 그런 목적이 부합되도록 누구에게나 개방된 온라인 학습 공간이다. 성별, 나이, 학력과 관계없이 누구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공개강좌 서비스인데 바로 공부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배우는 공부가 학생 신분에서만 머물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며 기술을 습득하거나 직업을 바꿀 때도 우리는 계속 배워나가야 한다. 어쩌면 당연히 알고 있는 사실이며, 그 당연한 것을 적어놓은 건지도 모르겠다. 


이미 다 알고 있는 공부에 대한 긴 사설 보다는 이 책을 통해 동기부여를 확실하게 다지고 배움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아야겠다는 생각만 한 것으로도 큰 소득이다. 반복되는 삶 속에서 무언가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도 생각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뭔가를 배워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늘 한다. 그렇게해서 자극을 받고 인생을 조금 더 보람있게 살 수 있다면 좋은 것이 아니겠는가? 공부는 남을 배려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다. 모르면 알 때까지 반복적으로 학습하는 이유가 기억을 잘하기 위해서다. 책을 암기하고 책상머리에 앉아서 하는 것만이 공부는 아니다. 기술을 배우고 현장에서 몸으로 익히는 것도 공부다.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받는 것도 공부다. 


앎을 얻는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이전까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긴가민가했던 것들이 또렷해지고 분명하게 알아갈 때 얻는 희열은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한 쪽 말만 듣지 말고 다른 쪽 말도 들으면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도 아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오늘의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지식인이라는 것은 올곧은 생각의 됨됨이로 판단되며, 사리분별을 분간할 줄 아는 사람에게 자격이 주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가 계속 공부하는 것이 아닌가? 이미 가진 것이 많은 자보다는 잃을 것이 많은 사람 입장에 서서 대변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배우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배움은 끝이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