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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도시골 사람 : 일상이 낭만이 되는 우연수집가의 어반 컨추리 라이프



허름한 집에 살면서 불편함 점도 많았지만 아직도 기억나는 건 마음껏 흙을 밝고 자연 속에서 뛰어놀았던 유년 시절이다. 그때만해도 한겨울이면 무릎 위까지 쌓일만큼 함박눈이 자주 내렸고 메뚜기나 방아개비, 사마귀를 잡고 노는 건 일상이었다. 방과 후면 놀이터로 나가 동네 친구들과 함께 놀이를 하며 땅거미가 꺼질 때까지 놀았던 기억이 난다. 아마 그런 유년 시절이 있었기에 <도시골 사람>을 읽으면서 저자의 삶이 친근하게 느껴졌는 지 모르겠다. 도시와 시골을 오가는 사람을 줄여 도시골 사람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는 저자는 원래 도시에서 생활하던 사람인데 아는 동생의 설득에 서울 외곽 도시인 김포에 인근 터에 자리잡고 살아간다.


도시에서 살았다면 느끼지 못할 소소한 것에서 찾는 기쁨과 행복. 마음껏 소리지를 수 있고 나태하게 있어도 누구하나 뭐라 하는 사람이 없는 곳. 도시에서 살았다면 그냥 지나치고 말았을 자연의 작은 변화에도 반응하며 웃음을 지을 수 있는 곳. 어쩌면 내가 꿈꾸는 삶을 이미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넓은 마당을 껴안은 시골 집에서 살 뿐인데 마음은 편안하고 매일매일이 즐거울 수 있을까? 나 역시 도시에서 낯선 사람들과 의도치 않은 부딪힘이 싫다. 자신만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몸짓을 부풀리고 서로 부딪혀도 사과 하나 건네지 않는 곳에서 전투적으로 날카로운 신경을 곤두세운 채 살아오지 않았던가. 사실 그럴 필요도 없고 약간의 배려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는데 왜 도시에서는 그것이 안되는 걸까?


귀촌으로 넘어가기 전 딱 그 단계인 듯 싶다. 도시와 시골의 경계선에서 자연과 가까운 시골에 치우쳐 있지만 도시로 출퇴근하면서 텃밭을 가꾸고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그 일상들이 부럽기도 하고, 마음은 행복으로 충만해있을 삶은 내가 원하는 인생이기도 하다. 각박한 세상에서 낭만을 수집하며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우리들의 마음을 풍족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하나하나 찾아가고 싶다. 결국 자연과 가까이 산다는 건 우연한 기회들을 수집하며 일상이 곧 낭만적인 그런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이는 곧 내가 꿈꾸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