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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불후의 명저 안현필의 New 영어기초확립 : ABC 부터 가장 재미있고 알기 쉬운



90년대 초반, 안현필 저자의 영어기초확립은 특이한 책이었다. 잔소리는 왜 그렇게 많은지 깨알같은 글씨로 여기저기 안 들어간 곳이 드물었고 영어에 별 재미를 붙이지 못했던 내게 하는 따끔한 충고와도 같았다. 새로 나온 <불후의 명저 안현필의 New 영어기초확립>은 판형이 매우 크게 나왔지만 그 당시만 해도 한 손에 거머쥘 수 있을 정도로 작은 판형이었다. 2도 인쇄본인데다 표지는 플라스틱 고무재질이었다. 2~30년이 지나서야 다시 출간된 책이 반갑기도 하고 다시 그 잔소리를 들게 되니 학창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 아주 기초에서부터 시작하는 책이라 영어 난이도 어렵거나 그런 건 아닌데 공부보다는 오히려 잔소리나 휴게실에 깨알처럼 잔뜩 써놓은 글을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아마 다른 영어 교재에서도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한 책은 별로 없을 것 같은데 마치 옆에서 공부 열심히 하라고 독려해주는 선생님같은 기분이 들었다. 다만 방식이 오래된데다 암기 위주이기 때문에 호불호는 분명하게 갈릴 듯 싶다. 또한 MP3 파일의 부재는 아쉽다. 대부분 외국어는 글 보다는 듣고 보면서 익히는 방식이 일반적인데 2~30년전 방식으로 학습해야만 한다. 영어기초확립에서 영어기초실력, 영어기초오력일체, 메들리삼위일체강의, 영어연구로 이어지는 공부법은 상당한 인내심이 요구된다. 올컬러에 답답하지 않은 큰 판형. 영어 공부보다 더 재미있는 잔소리는 분명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데 요즘 공부하는 세대에 맞게 추가 요소(MP3, 영상 강의 등)가 빠진 점이 아쉽다.


알기 쉽게 만화와 쉬운 문장으로 구성된 것은 분명 장점이다. 이제는 무조건 달달 외우면서 단어마다 암기하는 학습법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영어 공부의 기초를 완성한 책답게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를 생각하면서 잔소리를 쓴 안현필 선생님의 친절함이 여기저기 묻어 나온다. 누군가 내게 이렇게 계속 얘기한다면 진저리를 칠 것 같은데도 돌아서면 다시 생각나는 건 중도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함께 공부해보자는 마음이 깃들여 있는 것은 아닐까? 영어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기본적인 자세와 마음가짐을 다질 수 있게 인생 공부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여전히 독특한 영어 교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