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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책 리뷰] 나는 세계 일주로 돈을 보았다 : 회사를 박차고 나온 억대 연봉 애널리스트의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지하경제 추적기



르포 형식에 한시도 긴장감을 늦추지 못할 만큼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드는 책이었다. 저자가 세계 각지를 다니며 직접 취재하며 경험한 사실들을 바탕으로 쓰였기 때문에 현실감 있게 글마다 생생하게 살아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세계 글로벌 기업들보다 더욱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이들이 바로 마피아라는 것이다. 이탈리아, 러시아, 일본, 중국에서 활동 중인 범죄 기업의 수익을 합치면 1조 달러에 이르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이탈리아의 마피아가 800억 달러, 러시아 마피아는 6,380억 달러, 일본 야쿠자는 700억 달러로 추정되는 천문학적인 수익을 벌어들인다. 대부분 합법을 가장한 채 기업 형태로 조직적인 운영을 하며 마약매매, 납치, 소매치기, 매춘, 사기도박 등으로 지하경제를 움직인다고 보면 된다.


지하 경제의 '검은 돈'을 찾아 나서기 위해 스스로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 속으로 파고드는 저자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 또한 어떻게 속아왔는지 알 수 있어서 한편으론 내 지갑을 지키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다. 저자는 취재를 위해 미국, 아르헨티나, 인도, 스페인, 영국, 멕시코, 이스라엘, 콜롬비아 등을 돌며 지하경제의 실체를 고발한다. 이탈리아는 소매치기의 소굴이라는 소리를 오래전부터 들어왔는데 저자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직접 겪은 소매치기 체험기도 흥미진진하다. 세계 곳곳에서는 정상적인 경로가 아닌 방법으로 선량한 시민들의 지갑을 터는 이들이 존재한다. 불법으로 취득한 자금을 역추적하는 이 책은 또한 자본주의의 진짜 얼굴이 얼마나 잔인하고 사람을 비참하게 만드는지 보여준다.


흥미롭게 읽히는 이유를 보니 독자들도 현장에 와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현장감에 있다.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예상하기 힘들지만 그 실체를 마주하기 위해 여러 경로로 접근하는 과정들은 어느 범죄 스릴러 못지않은 긴장감을 준다. 이 책을 통해 그의 전작들이 읽고 싶어졌다.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커서 읽는 순간 몰입하게 만든다. 회사를 박차고 나온 억대 연봉 애널리스트라는 소개보다 마피아들의 막대한 부는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라는 의문점에서 출발해 세계 일주를 하며 현장 취재에 뛰어든 저자의 모습은 담대해 보였다. 지하 경제의 실상을 파헤쳐서 고발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이 책을 읽을 가치가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를 움직이는 가장 큰 축에 지하 경제 또한 존재한다는 걸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세계 일주로 돈을 보았다
국내도서
저자 : 코너 우드먼(Conor Woodman) / 홍선영역
출판 : 갤리온 2018.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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