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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나오미와 가나코 : 오쿠다 히데오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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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공중그네>의 작가로 잘 알려진 오쿠다 히데오가 쓴 소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확실히 베스트셀러 작가답게 작품 속 이야기로 빠져들게 하는 흡입력은 타고난 것 같다. 나오미와 가나코는 서로를 의지하는 평생지기 친구다. 나오미는 백화점 외판부에 근무하는 사원이고, 가나코는 결혼을 한 신혼부부인데 문제의 발단은 나오미가 가나코의 집에 방문했을 때 가나코의 얼굴은 여기저기 멍이 들어있고 눈에 띄게 수척해진 모습을 본 뒤였다. 술에 취한 채 들어온 남편이 강제로 섹스를 하려고 하는데 가나코가 거부를 하자 마구잡이로 폭행을 했다는 것이다. 이런 일들이 그후로 종종 있었던 것이다. 나오미는 이혼하라고 하지만 모든 일에 신중했던 가나코는 이혼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아직 아이를 갖지 않은 상태로 주기적으로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한다. 나오미는 어릴적부터 자신의 어머니가 아버지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걸 보면서 자랐기 때문에 한 번 시작한 폭행은 멈출 수 없다는 걸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친구가 마냥 행복할 것 같은 결혼생활이 불행으로 치닫자 점점 더 가나코에게 신경을 쓰게 된다.


근데 이 이야기는 우연찮은 에피소드가 연결된다. 중국 VIP 고객을 상대로 판매행사를 벌이던 중 3천만원을 호가하는 시계가 분실된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리아케미라는 중국 상인이 가져갔다는 것을 알게 되고 시계를 다시 돌려받기 위해 찾아갔지만 오히려 리아케미 사장은 으례 중국인이 그렇듯 적반하장 격으로 당당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상하게 그런 점에 호감을 느낀 나오미는 가나코의 사정에 대해서 조언을 구하게 되는데 그녀의 입에서는 "죽여버리라"는 말이 튀어나온다. 이 무서운 말은 나오미의 입을 통해 다시 가나코에게 전달되는데 그 말이 쉽게 나올 수 있는 말인가? 이유야 어떻든 간에 살인을 저지르는 일인데 말이다. 주도면밀하게 계획을 짜는 나오미와 가나코. 다쓰로에게 받은 폭행을 되갚아주기 위해 둘은 하나로 똘똘 뭉친다. 이 이야기들은 마치 하나로 짜맞춘 것처럼 서로 이어지는데 그 긴박감과 속도감은 두꺼운 책임에도 독자들에게 무서운 흡입력으로 가진다.


지루하다고 여길만한 부분은 없었다. 다만 중국인에 대한 편견이 다소 주관적으로 들어가 있다는 점과 남편의 폭력을 다소 과격한 방법으로 풀어야만 했을까라는 의문은 남는다. 가정에서 이뤄지는 폭력은 일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문제이니만큼 공감할 부분이 많다. 두 사람은 일본을 떠나 상하이로 떠나는 비행기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둘은 진정한 행복과 우정을 지켜낼 수 있었을 지 그건 독자들이 읽고 상상해야 할 몫인 것 같아. 스토리텔링만큼은 재미있었던 소설임은 분명하다.




나오미와 가나코

저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출판사
예담 | 2015-05-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오쿠다 히데오만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서스펜스 당신도 이 여자들...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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