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도 철학이 있어야 한다니. 저자는 어떤 철학을 이야기하고 있을까라며 읽다보니 상당히 추천할만한 책인 것이다. 우리는 매일 식탁에 오르내리는 음식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식재료의 원산지는 어떤지 구입을 할 때 알 수 있지만 가공품은 그 이면에 어떤 원리들이 숨어있는지는 잘 모른다. 하나의 식재료만 하더라도 재배지에 따라 각각 맛이 다르거니와 명칭이나 유래도 각각 다르다.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이 책은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정보들로 가득차 있다. 겉으로보면 굉장히 범접하기 어려울 것 같지만 저자가 실제로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썼기 때문에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다.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을 먹든 이제는 대기업들이 식품에 대거 진출한만큼 제대로 알고 따져가면서 먹어야 할 것 같다. 각 장마다 설명이 꼭 들어가 있는데 서양 위주로 되어 있긴 하지만 음식에 대한 상식을 늘릴 수 있을만한 내용들이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포용력을 갖추자'인데 여기선 맥OO드라는 대표적인 프랜차이즈를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그 안에 들어간 식재료들이 과연 정직한 것들만을 썼을까라는 점이다. 유기농으로 하기엔 비용과 공급을 맞출 수 없을 것이고, 이를 소비하기 위해선 값싼 식재료가 들어갔을 수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아무 생각없이 내 마음이 가는대로 사서 먹으면 되겠거니 했지만 읽을수록 생각이 달라진다. 이러니 믿고 먹을만한 곳이 줄어드는 지도 모르겠다. 이 책이 가진 장점은 독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할 꺼리들을 제공해준다는 데 있다. 저자가 던지는 물음 앞에 사람들과 토론을 할 수 있으며 전체적인 큰 그림을 놓고 음식을 바라보게 한다. 우리는 마트에 가면 편리하게 식재료를 사거나 이미 가공된 제품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근데 제대로 된 철학을 갖고 있지 않으면 주어진대로 당할 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먹는 음식들은 생명 유지와 건강을 위해서 필수불가결할만큼 중요하다. 음식을 믿고 먹을 수 있는 사회가 경제적인 이득을 위해 돌아간다면 대량생산과 소비, 낭비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면서 더 질 낮은 식재료가 난무할 수 밖에 없다.
한 번 읽고 그칠 책은 절대 아니다. 음식을 인문학적으로 접근한 다른 책들도 여러 권 읽었지만 이 책은 한 층 더 깊게 파고들어서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정보들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식탁 위에 먹고 마시는 사는 법에 다 철학이 있다고 저자는 주장하는데 우리가 많이 알면 알수록 좀 더 현명하게 대처하고 건강한 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디. 곱씹어서 생각할 여지를 남기는 책이라서 앞으로도 생각날 때마다 두고두고 읽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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