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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19금 남미 : 그 남자 그 여자의 진짜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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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한가하게 관광지를 찾아 다녀온 여행담을 목적으로 쓴 여행기가 아니다. 이 책은 현지에서 저자들이 겪은 일들에 관하여 썼다. 신종협 씨는 남미 각국을 돌아댕겼고, 한가옥 씨는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에서 호스텔을 3년간 운영하면서 남미 사람들과 부딪힌 일상을 담았다. 19금 남미라는 제목이 자극적이어서 야한 얘기들이 실려있을 것 같지만 그런 것은 아니고 진짜 여행은 타자의 입장이 아닌 본인이 그 낯선 환경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일상 속으로 스며들어간 날 것 그대로의 여행담이다. 다소간의 환상을 갖고 있었다. 여행이라면 마냥 좋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참 고생을 많이 한다는 생각이 든다. 현지에서 사귄 친구로부터 아이폰을 분실당해서 고생 끝에 다시 찾고, 주변에는 자신의 돈을 뜯을려는 사람들이 기웃거린다. 또한 밤이 되면 치안이 위험해서 함부로 혼자 마음껏 밤거리를 돌아다니지도 못한다. 뻔한 여행기가 아닌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고생해가며 얻은 진짜 남미의 모습은 무엇인지 이 책에 그대로 기록되어 있다.


특히 쿠바에서 만난 한 친구와 다투면서도 택시에서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비행기를 타본 적이 없다고 하며, 앞으로도 비행기를 탈 수는 없을 것 같다는 말은 쿠바라는 나라의 실상은 어떤지를 대변해주는 것 같다. 관광객들에게 저지르는 범죄에 대해선 굉장히 엄격한데 자국민들이 쿠바 밖으로 마음껏 여행을 떠날 수도 없을 뿐더러 2013년에 해외 여행 자유화가 되었다지만 상위 몇 %의 사람들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쿠바인들은 비행기를 탈 돈조차도 없다. 호시탐탐 관광객들의 물건을 훔치기 위해 어슬렁거리는 소매치기 틈 사이로 이국적인 나라의 모습은 우리가 알던 것보다 실상은 그리 낭만적이지 못하다. 스치듯 지나칠 도시이지만 몇 일이라도 일상을 경험했을텐데 현지인들의 깊은 얘기도 들으면서 단지 우리가 아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밖에서 총소리가 들리고 과격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에서 몇 일을 보낸다면 두려움과 떨림으로 인해 제대로 돌아다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생에 한 번은 꼭 가봐야 할 마추피추를 가봐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혼자서는 절대로 돌아다닐 수 없을 것 같다.


호스텔이라면 관광객들을 받으면서 현지인들을 고용해야 했을텐데 현지에서의 생활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라는 걸 느끼게 되었다. 물론 콜롬비아의 수도인 보고타에 한정해서 꺼낸 얘기들이라 두 권의 책을 한 권으로 묶은 듯한 기획이 보이지만 서로를 믿지 못하는 콜롬비안인을 보면 불신의 골이 깊은 것 같다. 유명한 관광지에 대한 소개로 채워진 책은 아니었지만 진짜 여행은 바로 이런 것이라는 걸 읽으면서 알게 될 것이다.




19금 남미

저자
신종협, 한가옥 지음
출판사
지콜론북 | 2015-05-19 출간
카테고리
여행
책소개
남미로 떠난 남자, 남미에 머문 여자. 한 남자와 한 여자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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