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환히 비추는 창문, 바깥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바람이 빠져나가는 원활한 흐름. 창문 밖 세상은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건물에 창문이 없다는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창문이 없으면 어딘가에 갇혀있는 기분이다. 이제는 오래된 일이지만 지하에서 한동안 일했던 적이 있다. 지하 특성상 습하고 공기가 잘 통하지 않기에 아무리 쾌적한 환경이어도 눅눅해지는 기분이다. <창을 순례하다>라는 제목처럼 전세계의 창문이라는 창문은 모두 보고 순례하듯 방문한 것 같다. 어떻게 이런 책을 만들 생각을 했을까? 전세계 중 28개국을 직접 다니면서 만난 창문들은 저마다 독특한 모양과 쓰임새에 따라서 크기나 양식이 다르다. 아마 창문이나 건축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질 좋은 사진과 실측도를 보면서 창문의 특성을 파악해나갈 듯 싶다. 도교공업대 쓰카모토 요시하루 연구실에서 재직중인 교수는 책에서 창문이 지닌 가치에 대하여 시대를 초월한 창의 본질은 실천적인 동시에 시적인 상상력을 안겨주는 곳에 존재한다고 말한다. 건축물의 완성은 창문의 구조에 달려있다. 건축물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건축기법이나 양식도 중요하지만 창문의 위치와 모양이다. 창문에서 비쳐 들어오는 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내부의 모습은 경이롭기만 하다.
창문을 모두 모은 이 책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소장가치를 지닐 법하다. 무심코 지나쳤을지도 모를 일상 속의 창문이다. 그 안에 담긴 뜻을 생각하니 새롭게 다가온다. 이 책은 크게 빛과 바람, 사람과 함께, 교향시라는 대분류로 나뉘어 구성하였다. 빛과 바람 장에서는 빛이 모이는 창, 빛이 흩어지는 창, 조각하는 창, 빛이 가득한 방, 그늘 속의 창, 바람 속의 창, 정원 안의 창으로 나뉘어서 각각 소개해하고 있는데 주로 주거공간 위주로 분류하였다. 사람과 함께 장에서는 일하는 창, 드나드는 창, 앉는 창, 잠자는 창, 구경하는 창인데 상점이나 호텔, 주택 위주로 분류하였다. 교향시 창에서는 이어지는 창, 중첩하는 창, 창 속의 창으로 주로 공공시설이나 유명 건축물을 위주로 소개하고 있다. 부록 개념인 칼럼에서는 기후와 풍토에 따라 창문의 모양새가 달라지고 세계 건축물을 보면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각각 다른 패턴을 보여주고 있음을 설명해준다.
<창을 순례하다>에는 독특하게도 획일화된 창문은 없다. 대개 건축물과 용도에 맞게 잘 디자인된 창문들이다. 전체적인 조화가 잘 어우러지고 주변 풍경과도 이질감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 도록처럼 많은 창문들이 실려있다. 간간히 저자의 소개글을 읽어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다. 가끔 거리를 걷다보면 발견하는 색다른 창문들을 보며 그 창문에 얽힌 유래를 알아가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일 듯 싶다. 우리나라에도 근현대사에 만들어진 건축물이나 옛 선조들이 만든 창에 깃든 의미를 발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창을 순례하다
- 저자
- 도쿄공업대 쓰카모토 요시하루 연구실 지음
- 출판사
- 푸른숲 | 2015-06-12 출간
- 카테고리
- 기술/공학
- 책소개
- 핀란드의 국민 건축가 알바 알토가 설계한 시청사부터 현대 건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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