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세대보다 훨씬 높은 스펙과 학력을 갖고 있어도 취업은 바늘구멍 지나가듯 어렵다고 한다. 예전처럼 좋은 대학을 나와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면 골라서 입사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워낙 부족한 일자리에 비해 취업자들이 많아 경쟁률이 높아져서 원하는 회사에 들어가기 힘든 세상이다. 그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청년창업이다. 즉, 1인 기업이 되거나 자영업을 하도록 내모는 것은 아닐까? 젊은 청년들에게 도전과 열정을 가지라며 자신이 배운 전공을 살릴 기회조차 줄어드는데 몇몇 성공사례만으로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로 인생을 건 모험을 쉽게 말한다. 사실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일자리에 대한 문제는 청년 세대만의 고민거리는 아닐 것이다. 이 책에서 만난 청춘들은 대안적 일자리를 모색해본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고 있다. <낭만자립청년>에 소개된 사람들을 보면 각자 많은 고민들을 했을 것 같다. 자신들이 걸어가야 할 길을 찾았다면 행운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그 선택이 결코 쉽지 않을거라는 건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것 하나 내 삶을 보장해주는 건 없다. 직장에 다녔다면 매달 들어오는 월급으로 설계가 가능했지만 자립을 한다는 건 스스로의 월급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천적 대안을 찾아 길을 개척해나가는 모습이 많은 자극이 된다.
토스트는 바쁜 직장인들이나 간단하게 끼니를 떼우기 좋은 음식이다. 광운대 인문대 수석졸업자의 집(이하 광인수집)도 광운대 후문에 위치하여 자리목은 좋다. 가게를 찾는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며 소통한다는 그의 모습에서 비록 수입은 적을지라도 자유와 안정 속에서 행복을 모색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장사가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다는 마인드가 참 좋다. 우리가 사는 인생에서 정해진 길이 있을까? 다만 이런 시도들이 여러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청춘들에게 다른 대안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 소개된 분 중에서 전공을 살리고 발전시키거나 그 재능을 오랜기간 축적시켜 독자적인 직업을 확립한 사람도 있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무엇을 만드는 일은 자립의 필수적 요소일까? 어떤 면으로 보면 이들은 당장 자립할만큼의 수익이 들어오지 않더라도 정신적으로 자유롭고 행복할 것 같다. 자체 생산한 상품을 팔아서 얻은 수익으로 자립을 해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 속에서도 이들은 어려운 시대에 자립하기로 나선 청춘들이다. 방법은 분명 찾으면 있을 것이다. 한 때 귀농이나 귀촌을 고민하던 내게 인상적이었던 꽃비원을 운영하고 있는 정광하·오남도 부부였다. 논산 훈련소 근방이라 땅값이 저렴한 곳에서 농부를 하고 있는 이들은 진정 자립이 가능한 구조다. 직접 기른 채소들을 수확해서 마트에 갈 일이 없고 도시에서보다 풍성한 반찬들로 매끼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직거래를 고민할 때 프리마켓, 마르쉐 등이 있었지만 실질적인 선순환 구조는 마르쉐를 통한 농산물 직거래였다고 한다.
먹고 사는 일만 해결하면 되는데 참 힘들다. 그냥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으로 미래를 설계해야 할 청춘들인데 프리랜서, 자영업의 길로 나서도록 만든 건 사회의 책임이 아닐까? 일자리가 많고 선택지가 다양하다면 모르겠지만 이를 청년기업이라는 말로 포장하면서 실패했을 때 회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안전망은 전무하다. 그래서 이들의 노력과 꿈을 지지하고 싶고 부디 잘 되었으면 좋겠다. 취업의 또다른 대안이 아닌 자신들의 길을 개척한 청춘으로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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