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책이 이렇게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조선왕조실톡>으로 처음 알게 되었다. 웹툰 방식인 것 같으면서도 카톡 방식이 적극적으로 쓰인다. 실톡 돋보기는 심층적으로 알아보는 코너인데 저자의 톡톡 튀는 촌철살인의 글솜씨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이 책은 역사가 어렵고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키득대면서 재미나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사실 전개되는 부분을 보면 요즘 애들이 쓰는 단어들이 튀어 나와서 이걸 어떻게 읽어야 할 지 난감했다. 그나마 실톡 돋보기에서 솔직하게 과장없이 쓴 글이 돋보이기 때문에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역사에서도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많다. 마치 위인전을 보듯 실제 어떤 사람이었고, 그 전투에서 벌어진 사정까지는 자세히 모르고 넘기기 일쑤였다. 재미난 것은 권율이라는 장군이 원래는 40살까지 놀다가 급제해서 나이 오십에 전쟁터를 누볐다는 사실이다. 행주대첩도 돌 나르는 아낙네와 치열한 전투만을 기억하지만 그 산성 안에 신기전, 화차, 비격진천뢰라는 그 당시 첨단 무기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권율의 잔꾀와 적진 심리를 교란시키는 것은 이 책에서 알게 된 사실이다. 역사는 지나고나면 미화되고 과장된 면이 있기 마련인데 어릴 때 배웠던 역사는 어느 부분까지 사실이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역사는 끊임없이 조각을 맞추는 과정이 필요한 듯 싶다.
어쨌든 조선시대는 우리가 알던 것보다 훨씬 난장판이었던 것 같다. 서로 정치적 이견에 갈려 사화를 일으켜 상대방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대명사상과 성리학에 얽매이느라 애꿎은 사람이 피해를 입어야 했다. 무능한 선조. 궁핍한 백성들. 이런 나라가 근근히 이어가 조선왕조 500년을 이어갔다는 것도 신기하고 그 와중에서도 빛나는 발명품과 예술작품들이 나올 수 있는지. 이 책은 인물에 대한 포장은 배제하고 속 시원하게 까발리고 있어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조선왕조의 태생적 기초를 닦고 찬란하게 꽃피운 세종대왕을 지나 2편에서는 답답하고 난감한 시대라 조선 패밀리의 활극이란 부재가 잘 어울린다. 중종부터 광해군까지를 1, 2부로 나뉘어서 만든 이 책은 역사는 소통이라는 추천사의 말처럼 역사에 대해 흥미를 갖게 하기엔 충분했으리라 본다. 작가의 의도가 맞다면 조선과 톡하도록 하기 위해 책을 이렇게 젊은 세대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것 같다. 기성세대에겐 당혹스런 책 구성이 될 수 있겠지만 요즘 세대에겐 익숙한 컨텐츠이기에 거부감없이 그 감각으로 역사를 받아들일 수 있기 떄문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신채호 선생님의 말처럼 어렵고 지루하게만 느껴지는 역사를 전세대가 아우러서 그 시대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독특한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 서평(Since 2013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나는 세계일주로 유머를 배웠다 : 전세계를 누비며 웃기는 두 남자의 19가지 유머 실험 (0) | 2016.01.14 |
---|---|
[서평] 쓰면서 응답받는 감사기도 : 주님과 함께하는 라이팅북 (0) | 2016.01.14 |
[서평] 국경의 도서관 : 38 True Stories & Innocent lies (0) | 2016.0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