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가지 진실된 이야기와 순수한 거짓말들이라는 부제로 된 책 <국경의 도서관>. 처음에는 책 제목에 이끌렸는데 알고보니 이 책은 38가지 단편들을 모아놓은 단편소설집이었다. 이 책은 <생각이 나서>의 작가 황경신의 이야기노트로 같은 선상에서 <초콜릿 우체국>에 이은 두 번째 단편소설집인 셈이다. 38가지나 되는 단편들이라서 읽는 호흡은 짧아서 좋은데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다보니 깊게 빠져들지는 못했다. 아마 제목에 혹했다면 도서관에 대한 책이 아니라는 점에 실망할텐데 단편만으로 놓고 보면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갖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그 짧은 이야기에 살이 붙어서 중편이 되고 장편이 되니까 작가는 단편을 쓸 때 그 이야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나비와 바다의 놀라운 인생"은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없는 거짓말같은 이야기다. 일단 같은 성을 쓴데다가 이웃사촌이다. 엄마가 서로 가깝게 지내다보니 자연스레 둘 간의 경쟁이 붙었다. 남자와 여자라는 성별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세웛이 흘러 대학생이 될 때쯤 이들은 우연히 소개팅 자리에서 만나게 된다. 그 후로 연인관계로 발전하여 결혼에 성공한다는건데 단편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다. 아니면 <서프라이즈>에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읽다보면 어디부터가 픽션이고 논픽션인지 모르겠다. 그걸 따질 겨를도 없이 읽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하나하나 보면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들이다.
전체 스토리라인을 그려가면서 읽는 편이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은 단편적인 구성 밖에 힘을 실을 수 없다. 그래서 그랬다더라 정도여서 작가가 구상한 이야기들을 개략적으로 소개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단편이라기엔 38편이면 너무 많이 책에 실었다. 사랑 이야기만 실린 것도 아니고 이별, 에피소드, 이상한 경험 등 주제는 다양하다. 워낙 예쁜 표지와 황경신 작가가 쓴 책이기에 기대감을 갖고 있는 독자들도 많을 것 같다. 이 책은 에세이를 다룬 책이 아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존재하며 그 이야기들 속에서 상상력을 키울 여지는 존재한다. 그 동안 작가는 이야기 노트를 통해 이를 반복해왔던 것 같다. 대부분의 부제는 몇 가지의 진실된 이야기와 순수한 거짓말이라는 부제를 달았으니 말이다. 아무래도 지하철이나 버스처럼 대중교통로 이동할 때나 자투리 시간에 읽기에는 제격이라 어디서든 간편하게 읽기에는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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