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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유광종의 지하철 한자 여행 2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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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랄 때만해도 학교 정규 교과목으로 한문 시간이 있었다. 중학교 때였는데 당연히 배워야 하는 걸로 알고 그땐 열심히 공부했다. 기억하기로는 고등학교 입학 전에 숙제로 천자문을 10권 공책에 반복해서 필기한 기억이 난다. 정말로 검사했는지 아닌지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한자를 배워둔 게 나중에 도움이 되었다. 간혹 오래 전에 씌여진 논문은 대부분 한자로 되어 있고 한겨레 신문에서 한글표기와 가로판형을 하기 전까지는 신문을 읽을 때 한자가 섞여 있었다. 여하튼 지금도 한자를 생활 속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동 이름과 역 이름이다. 재밌는 것은 역 이름은 동 이름이나 지리적 위치, 대학교 이름이나 대표적인 건축물, 장소에서 따오는 경우가 많다. 그 지역을 잘 알릴 수 있는 것으로 삼는데 <유광종의 지하철 한자여행 2호선>은 책 제목 그대로 2호선을 중심으로 그 역 이름을 통해 유래와 문화를 찾아 알기 쉽도록 쓴 책이다.


이 책으로 한자를 알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한자의 뜻음을 통해 왜 선조들이 그렇게 이름 붙이게 되었는지에 초점을 맞추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 지명을 통해 떠나는 역사여행의 개념이 더 강하다. 책에 표기된 한자는 음만 표기되기 때문에 어떤 뜻을 가진 한자인지는 제목 외에는 설명되어 있지 않다. 학교 다닐 때는 모르는 한자가 나오면 육편을 펼쳐들고 열심히 찾았는데 쉬운 한자 외에는 조금만 어려운 한자는 기억이 생경하다. 재밌는 것은 예를 들어 신림이라는 지명이 새로운 수풀이 우거진 곳이라는 뜻인데 연유를 찾다보면 조선 양반의 기록에 이런 내용이 있다고 한다. "수풀이 깊이 우거지고 바위가 많아 험하다."고 하는데 예로부터 관악산 지역은 수풀이 울창하고 바위가 꽤 많아서 걷기에는 험한 지형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신림이라는 지명이 생긴 것이다. 우리는 신림동, 신림역으로 그 곳을 부르게 된 것이다. 


내가 태어난 곳과 자란 곳 그리고 지금 살고있는 곳 모두 왜 그 이름을 짓게 되었는지 다 유래를 갖고 있다. 도시계획으로 만든 지명은 예외지만 오래 전부터 내려온 지명이다. 그리고 타당한 이유가 있다.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자에 관심을 갖고 뜻을 안다면 얼레설레 유추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리즈는 1호선에 이어 계속 이어질 것 같다. 지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상당히 유익한 책일 듯 싶다. 역 이름에 얽힌 유래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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