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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블랙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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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어느 날 갑자기 정전이 일어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몇 번 늦은 밤 정전을 겪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그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우리들의 모든 생활에서 전기가 없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한 여름에 정전이 일어난 아파트 단지를 볼 때면 더운 데 고생이 많을텐데라면 우선 냉장고에 들어간 음식물이 상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블랙아웃>은 그 가정을 소설 속에서 현실화시켰다. 이탈리아에서부터 촉발된 정전 사태는 유럽 전역을 감싸며 어둠 속으로 사람들을 갇히게 만들었다. 작가가 자료연구를 열심히 한 듯 전기, 전력과 관련된 용어들이 거침없이 나오면 마치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발생할 수 있는 일들을 잘 묘사해두었다. 1000만 독자를 열광시킨 화제의 스릴러라는 말이 실감나는 건 이 책에는 만자노, 옹스트롬을 비롯해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모두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각자의 위치에서 정전 사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이다.


만자노는 해킹 실력이 뛰어난 사람으로 KL956739라는 부호를 알아낸다. 누군가에 의해 전력계량기가 조작되었음을 밝혀내는데 정말 23일간의 숨가쁜 추적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요즘과 같은 시대에는 충분히 해커들의 실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해커들의 집중 공격을 받을 수 있고, 유럽의 기능을 마비시킴으로 이득을 취하고자 할 것이다. 만일 유럽 전역이 정전되었다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당장 음식물, 화장실, 주유, 의료 등 동력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움직이지 않거나 보관하기 힘든 상황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 세계가 혼돈에 빠질만한 상황이 책에서는 연출된다. 소설은 여러 지역에 걸쳐 시시각각 상황을 긴박감 넘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래서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초반에 두서없이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과 관계에 대해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어떻게 이 사태를 해결해나갈 지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무려 56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소설임에도 흥미로웠던 책이다. 언제나 우리는 정전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 놓여 있다. 예를 들어 발전소 동력이 멈춘다거나 전선이 중간에 끊기기라도 하면 그 지역 일대는 암흑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현대인이라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하나 둘 할 수 없음을 직감한 이후로 벌어지는 모습들은 매우 원초적이고, 생존을 위해 본능대로 움직여야 한다. 수천만명이 그 상황 속에서 하루하루 정전이 해결되기만을 기다려야 하고, 밤이면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모르는 현실 앞에서 무사히 하룻밤이 지나가길 기도해야 하는 것이다. 유럽 스릴러 문학의 최고 베스트셀러로 꼽힌 <블랙아웃>은 올해 가장 흥미로운 소설로 읽어도 후회하지 않을 책이다.



[ 본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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