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회를 살면서 부자로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 마디로 돈 걱정없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누리면서 풍요롭게 생활하고 싶다는 꿈은 늘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잘 사는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휘둥그레져서 둘러보고 돌아올 때 느끼는 복잡 미묘한 감정처럼. 근데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 부자 습관을 기를 수 있을까? 오히려 자괴감만 들었다. 부자는 모두 옳고 훌륭하다는 인식으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돈이 많고 지위가 높은 집단일수록 스트레스가 없어서 오래 살 수 있다거나 반려자를 투자 파트너 겸 조언자로서 존중한다는 건 단편적인 부분만 본 개인적 경험이지 않을까? 진정한 부자는 자신의 부를 드러내지 않고 공평하게 사람을 대한다고 들었다. 겉으로 부를 과시하지 않으며 형평에 따라 편견으로 사람을 보지 않는다. 하지만 자식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려면 부자 아빠가 필요하다는 부분에서는 부의 양극화로 인해 뒤틀어진 사교육으로 파생된 문제 보다는 부자가 가진 지위적 강점만 부각시키고 있다.
사실 이 책에 나온 내용만으로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어느 자기계발서에 나온 내용이 그렇듯 대안없는 방향 제시가 혼돈을 불러올 수 있다. 그래서 무얼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무작정 이렇게 하라는 정도로 부자 설계를 세울 수 있을까? 제목만 들으면 소시민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 정말 적게 벌어도 부자가 될 수 있는 길에 대한 방법이 있을 줄 알았지만 참 길고도 먼 길이다. 부자일기를 쓰는 것만으로 충분할까? 대부분 다른 책에서도 나온 내용들이 많고 심층 인터뷰를 했다고 하지만 몇 줄 되지도 않는다. 현재 부자로 살지 못하는 건 저자가 '한국의 부자들'을 인터뷰하며 얻은 걸 실천하지 못한 이유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모님과 주변 환경, 친구들로부터 오는 직∙간접적인 영향과 사회 구조적으로 고착화 된 부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이후로 점점 부자가 되기 위한 사다리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경제적 자유를 얻는 '부자설계' 공식 빅 데이터 공개!라고 했지만 어디에 실려 있는지 잘 모르겠다. 다 옳은 말이다. 옳다는 건 교과서적인 말이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말이다. 실천으로 이끌어내기엔 괴리감의 간격만 커질 뿐이다. 오히려 자수성가를 이룬 부자들의 솔직한 인터뷰를 중심으로 싣고 그들에 대한 저자 나름의 해석을 담는 방식이라면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효과적 이었을 것이다. 더 깊이 있는 내용이 빠진 것 같아 아쉽고 기대한만큼의 무언가를 얻을 수 없었다. 구체적으로 어딘가에 투자하는 방법이 실리지 않은 것 보다 인터뷰를 제대로 했는 지 모를 정도로 알맹이가 쏙 들어가서 읽고 난 후 느낀 허망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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