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서울과 직장인을 대입시켜 책 제목을 <서울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라고 지었을까? 서울은 높다란 빌딩 숲에서 야근을 불태우는 직장인들로 밤을 환히 비추는 도시다. 매일매일 치열하게 서로들 경쟁하고 생존과 생계를 위해 하루 중 대부분을 회사에서 일한다. 많은 업무를 처리하다보면 거의 일에 빠져 있다 밤늦게 퇴근하는 일상이 반복이다. 결국 직장인으로 살아간다는 건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과 고된 업무를 버티며 어쩔 수 없이 생계를 위해 그만두지도 못하고 꾹꾹 눌러 참아야 한다. 두 사람이 할 일은 한 명에게 일감을 몰아주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도 개인의 내성이 부족한 탓으로 편하게 돌려버린다. 직장인으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마음 편하게 일했던 경험 보다는 군대 문화와 상명하복식 직장생활이 힘들었고 점점 일에서 보람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내 자신을 위해 퇴사한 뒤에 이 책을 읽게 되었지만 저자도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는 시간들이 매우 힘들어 보였다.
아이들을 돌보느라 개인적인 질병도 꾹 참아 잠시 오후에 나가 치료받고 제대로 쉴 수도 없다. 밥 먹을 시간도 부족해 허겁지겁 먹어야 했고, 육체적인 한계로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을 즐거웠지만 현실적으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지 고민이지만 다른 일로 뭘 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단다. 사회초년생 때 나는 회사에 나가는 출근길이 고역이었다. 심한 회사 울렁증과 오늘은 또 무슨 일을 하며 어떻게 버틸 수 있는 지 고민이었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일들을 내가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 지 내 능력이 한참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시기였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별의 별을 다 겪게 된다. 인간에 대한 실망감, 업무에 대한 자괴감, 연봉에 대한 박탈감 뿐만 아니라 언어에서 오는 모멸감과 증오 또한 참아내야 한다. 모든 직장이 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일하는 분위기가 삭막하고 전쟁터나 정글같다고 생각했다. 가만히 나와 마주할 시간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아니 나를 보듬어줄 수 있는 시간을 여유롭게 가질 필요가 있다.
퇴사라는 주제가 작년부터 하나의 트렌드로 떠오르는 이유를 찾아보면 내 자신을 위한 행복이 그곳에는 없다는 말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해 직장에 들어가서 일했지만 현실은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달랐다. 일방적으로 개인의 희생을 요구받고 조직의 작은 톱니바퀴처럼 굴러가야 한다. 일에 대한 만족감이나 성취감은 급격한 피로와 쌓여있는 업무를 처리하느라 지친 심신은 아무런 보상없이 감내해야 하는 일상적인 일일 뿐이다. 직장생활 하면서 갑갑했던 적이 정말 많았다. 무언가에 속박되어서 일하는 걸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같은 직장인으로 일했던 경험은 공감 되었고 저녁이 있는 삶과 주말은 꿈꿀 수 있는 삶이 누군가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런 애환을 우리 직장인들은 매일같이 반복하면서 사는 것은 아닐까? 몇 년이 지난 후에 경직된 직장문화가 달라질 날을 기대할 수 있을까? 우리도 회사와 개인을 분리하는 문화가 정착되어 행복한 직장생활을 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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