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수록된 <그랑 르노르망 카드>는 54장으로 구성된 영락없는 타로카드의 일종으로 트럼프 숫자와 알파벳 기호가 상단 좌우에 위치하고 상단 그림은 별자리가 하단은 꽃말로 이뤄져 있다. 그래서 꽃말, 별자리, 흙점, 알파벳점 등 카드 속에 수록된 기호학적 이미지로 이를 각각 해석해내는 것이다. 이 카드를 뽑은 상대방에게 일어날 여러 징후와 상황들을 풀어낸다는 점이 신기했다. 타로카드 보다는 좀 더 복잡하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이 달라보인다. 이 책은 '그랑 르노르망 카드'를 위한 해설서라고 보면 맞을 것 같다. 책 구성 자체가 그러하기 때문이다. 우선 카드가 탄생하게 된 배경은 1장 마드무아젤 르노르망에 관하여를 읽으면 되고, 2장은 본격적으로 카드가 어떻게 구성되었고 형태와 각 부분에 대한 의미를 찾는다. 3장은 카드 해독을 위해 다섯가지 주제들이 있는데 카드를 구분짓는 기준점이 된다. 4장으로 가면 이제 이들 주제에 대한 해독을 하는 부분이 나온다. 아마 해독과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장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지면을 할애한만큼 이 복잡한 카드를 해독할 때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야 할 부분이다.
5장으로 가면 카드의 배열의 기본수칙과 유의사항을 알아본다. 아무래도 상대방에게 카드를 보여줄 때 참고해야 할 점들을 숙지해야 한다. 6장은 카드 배열법과 해석의 실례를 같이 보여주는데 배열법도 3장 배열법, 5장 배열법, 14장 배열법, 15장 배열법 등 굉장히 다양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성공을 점치는 알파벳점은 번외인 듯 보인다. 7장은 르망 르노르망 카드와 프티 르노르망 카드에 관하여 다루고 8장 부록에서는 흙점의 형상과 상징, 카드별 꽃말과 핵심주제에 관하여 전체적으로 요약해두었다. 각 카드마다 트럼프 숫자와 꽃말 그리고 간단하게 요약한 해석이 실려 있다. 이 카드를 창안한 이의 풀네임은 마리-안느 아델라이드 르노르망으로 1772년 5월 27일 프랑스 알랑송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그녀는 여자용 내의를 파는 상점에서 만난 마담 질베르에게 에텔라타로 카드를 통해 점술의 기초를 배웠다. 그 후 독립해 살롱을 차렸는데 유명한 문인과 화가들이 방문했다. 장-폴 마라, 로베스피에르, 생-쥐스트가 함께 방문했을 때 예언했던 일화가 굉장히 유명한다 곧 참수 당하여 죽게 될 거라는 말이 현실화된 것이다. 이를 두고 체포당했지만 루이 16세의 죽음을 예견했다는 이유라고 했고 점점 그녀의 명성이 치솟게 되었다.
이처럼 18~19세기만 해도 점술사가 유럽에 존재했고 타로 카드 등으로 앞날을 예언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또한 유럽을 지배했던 황제 나폴레옹과 조세핀의 미래를 예견했다는 점도 그녀가 역사에서의 족적이 적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 책을 읽고 누군가에게 집은 카드에 대해 해독을 내릴 수 있을까? 손금을 보고 그 사람의 미래를 예측했던 것처럼. 불확실한 미래를 두려워 하는 우리들이 신년이 되면 재미로 나마 운세를 보거나 사주를 보는데 그것은 아마 앞날에 대해 말해주면 안심이 되기 때문은 아닐까? 미래라는 건 현실을 살아가는 이 시간이 쌓여 내일이 되는 것인데 그 카드의 해석과는 별개로 오늘을 살아도 후회없이 사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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