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히 프롬의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에 이어 <자기를 위한 인간>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자유로부터의 도피>의 후속편으로 중복되는 경우도 있지만 반드시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과 자신의 잠재력에 대한 깨달음과 관련된 윤리와 규범과 가치의 문제를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삶과 행동양식에서 결핍된 부분을 잘 지적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주체적으로 자신의 관심에 따라 행동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자신의 잠재 능력을 펼쳐 보이지 못한 채 중요한 관심사는 돈과 성공을 바라볼 뿐이다. 그래서 자신을 위해 아끼고 사랑하면서 살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기심과 자기애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하며 자기애를 지닌 사람은 객관적으로 상황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가령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는지. 올바른 양심을 갖고 있는지. 제대로 인지하고 있을 때에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우리는 자신을 객관화해서 볼 수 있을만큼 자기애가 강한 사람인가? 지금까지 남들을 의식하고 평가한대로 그것이 내 모습이라 여기면서 살아오지는 않았는가. 우리 사회는 타인에 의해 자신의 기준이 쉽게 흔들리고 정답은 이미 정해져 있어 그 길만을 바라보며 서로 치열하게 경쟁한다. 그래서 나를 절망의 벼랑 끝으로 내몰고 과소평가 하는 지도 모른다. 일종의 가학 행위를 자의에 의해 자책하며 이루지 못한 것에 고개를 떨꾼다. 저자는 나를 알고 사랑할 때 타인을 알고 사랑할 수 있으며 이것은 곧 인류애를 발현시킬 수 있는 첫 열쇠인 것이다.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만큼 타인의 아픔에도 공감하며 이해할 수 있는데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볼 때 매우 결여되어 있는 것 같다. 증오와 혐오의 언어로 분노를 표출하기 위한 방법으로 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친절, 배려, 선의, 존중, 책임 등이 필요한데 자신을 아끼는 사람만이 취할 수 있는 행동이다. 에리히 프롬은 사회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로 누구보다 현대인들을 위해 책을 써왔다. 이 책은 그의 확고한 철학이 담겨 있으며, 읽기 쉽다고 곧바로 잘 이해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인간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읽어둘만한 책이다. 이제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이해하고 행복을 위해 살아가야 할 것이다. 여전히 더 가지지 못해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여기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봐야 할 때이다.
'· 서평(Since 2013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괜찮다는 말은 차마 못했어도 (0) | 2018.07.12 |
---|---|
[서평] 동물의 무기 : 잔인하면서도 아름다운 극한 무기의 생물학 (0) | 2018.07.07 |
[서평] 굿 라이프 : 내 삶을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0) | 2018.0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