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비하면 사내문화가 개선되었다고 우리들의 조직문화는 과거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겉으로는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서는 독단적인 지시로 인해 반론을 펴보지도 못한다. 과중한 업무량은 은근히 야근 업무를 강요하고 직장생활은 원래 그런거라며 참는 일에 익숙하다. 조직은 일에 매몰될수록 즐거운 마음으로 업무에 임하기보다 빨리 처리하고 쉬고 싶다는 생각에 흡사 일터는 전쟁터를 연상시킨다. 고충에 대한 토로는 자기 비판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너만 그런 것이 아니다. 모두 똑같이 그렇게 일한다.'며 묵살하기 십상이다. 조직문화의 유연성과 과부화 개선의지가 점점 떨어지다보니 실무자만 바뀌게 되는 악순환을 불러오는 것이다.
직원이 스스로 일하게 만드는 조직이 가장 이상적이며, 충분한 보상이 뒤따를 때 조직문화는 활기차게 바뀔 것이다. 이 책을 쓴 저자도 사회적 경제에 관심이 많은 공정무역 기업가로 '아름다운 가게'의 창립 멤버이자 초대 사무처장을 지낸 분이기 때문에 일과 직장, 노동 환경에 대한 고민이 고스란히 책에 담겨있다. 읽으면서 내가 다녔던 직장과 비교하며 공감할 수 있었다. 늘 들었던 의문은 우리들이 일하는 곳에서는 왜 행복하고 즐겁게 일하지 못할까였다. 돌이켜보니 그럴 수밖에 없는 필연적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시대가 바뀌고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사실 직장생활을 한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업무와 인간관계에 얽힌 일들이 여러모로 복잡하고 고달프다.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 개개인을 존중함으로써 서로의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 존중이 사라진 사무실에서는 더 이상 조직에 남을 이유가 없어진다. 자신을 존중할 때 타인을 존중할 수 있는 것처럼 직책이나 경력에 얽매이지 말고 서로가 서로를 이끌어줄 수 있어야 성장 동력을 활기차게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직문화와 리더십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폐쇄적인 곳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나 혁신이 나오기 힘들고 수동적으로 시키는 일만 하게 된다. 반면 개방적인 곳은 자유롭게 의견과 아이디어를 나누기 위해 토론하고 더 나은 제품 개발을 위해 똘똘 뭉친다. 누가 억지로 시켜서 되는 일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은 늘 활기가 넘친다.
내가 다녀본 직장은 대부분 불합리한 점들이 하나둘씩 갖고 있었다. 조직에 대한 문제점과 고민도 함께 갖고 있다보니 저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인간적이고 차별과 억압이 없는 회사라면 일터로 나가는 발걸음이 가볍지 않을까? 사무실로 출근하면 가슴은 쿵쾅대고 업무를 보면 볼수록 얼굴이 시뻘개지며 스트레스 때문에 화가 치솟는 일이 많았다. 직원과의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전체를 위해 개인을 희생해야 한다는 구시대적 발상이 사라질 때 우리는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을 것이다. 웃으면서 마음 편안하게 직장생활을 할 수는 없는걸까? 늘 긴장감 넘치고 언제 무슨 일이 발생할 지 몰라 두근대며 신경을 곤두선 채 일한다면 과연 행복하게 업무에 몰두할 수 있을까? 현재 직장과 일에 대해 갖고 있는 고민들을 되돌아볼 수 있었고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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