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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아이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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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터 스콧의 특색을 매우 잘 나타낸 대표적 걸작으로 불리우는 <아이반호>은 노르만 인의 점령 후 지배계급에 대한 앵글로색슨 인들의 반항과 기백을 묘사했는데 모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구성함으로써 치밀함과 박진감에 떨어진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 시대를 살았던 주변 인물에 대한 묘사가 뛰어나게 표현되었다. 중세시대의 광대 왐바, 돼지치기 거스, 로빈후드와 탁발승 턱 등 색슨 시민들과 유대인 부호 아이작의 딸 레베카를 관심있게 지켜보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목숨보다 명예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중세 기사가 활발하게 활동했던 12세기의 잉글랜드를 배경으로 쓰여졌다. 지금으로부터 200년전인 1819년에 발표했다고 하는데 고전소설이 지닌 매력은 다시 되풀이해 읽어도 새롭다는 점일 것이다. 686페이지에 달하는 국내 유일 완역본으로 충성스러운 흑기사의 양다리 로맨스와 멋진 무용담을 담아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로 이야깃거리가 풍성한 소설이다. 

중세시대를 다룬 책들은 굉장히 많다. 중세시대에 대한 환상은 대중매체를 통해 주입되었지만 실제 삶을 어떻게 살았는지는 미화된 내용으로 덧씌워졌다. 유대인들은 고리대금을 하면서 상당한 부를 축적했지만 잉글랜드 사회에서는 멸시를 당하며 살았는데 아이작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 책의 주인공인 색슨족 기사 아이반호는 리처드 1세를 도와 존 왕의 왕위찬탈을 저지하는데 큰 공헌을 하게 되고 로웨나 공주와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레베카와도 사랑에 빠지면서 양다리를 걸치며 펼쳐지는 얘기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적인 소재다. 이야기를 엮어나갈 때 수많은 에피소드들은 마치 중세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난 것처럼 생생하여 한 번 책을 붙잡기 시작하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져서 손을 놓을 수가 없다. 시대적인 정황과 역사를 토대로 그 당시의 모습을 잘 묘사했다. 귀족들에게 가해졌던 무자비한 수탈과 가난한 자에게 불리했던 제도의 부조리함. 봉건제도가 지닌 한계점. 로빈후드처럼 사회를 떠나 숲으로 들어가서 도둑이 되버린 하층민들의 삶은 중세시대의 어두운 면면도 놓치지 않고 보여준다. 

길고 긴 이야기를 풀어냄에도 개성 강한 인물들이 서로 관계를 맺어가면서 풀어가는 이야기들은 또 생각하면서 읽게 된다. 어느 시대에나 각자에게 주어진 사명과 당위성이 있다. 로빈후드가 소설에 등장하고 뮤지컬로 잘 알려진 레베카와 잉글랜드의 사자왕으로 불리우는 리처드 1세, 중세시대의 가장 충성스러운 기사로 묘사된 아이반호, 누구보다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할 줄 알았던 로웨나 공주까지 단지 재미로만 읽는 소설이 아니라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언제 어디서나 살아움직이는 생생한 인물로서 돋보이게 만들었다. 고전을 읽는 가치를 느낄 수 있었던 소설로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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