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로문화재단에서 주최한 <윤동주 詩버스>를 타고 윤동주, 오장환 시인의 발자취를 따라 그 분들의 생애를 알아보고 남긴 시를 낭송하는 시간을 갖는 등 뜻깊은 하루를 보낸 적이 있다. <세상을 바꾼 한국사 역사인물 10인의 만남>에도 윤동주 시인이 포함되어서 더 반가웠는지도 모른다. 홀로 존재할 수 없는 사람은 주변 환경과 사람으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태생적으로 배경으로 부모님과 형제 자매로부터 영향을 받고 성장해가며 만나는 스승과 친구, 배움의 과정이 내 생각과 사고에 영향을 끼친다. 태어나 매일 걷고 바라보는 자연으로부터 우리의 세계관은 열리고 세상과 시대를 바라보는 눈을 얻는다. 한 사람의 생애에 기억은 어릴 적 추억은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우리가 인생을 어떤 시선을 어떻게 바라보게 하는지 영향을 준다.
인생을 보는 시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는 마틴 부버의 말 "모든 참된 삶은 만남이다!" 여러 번 되풀이 읊어도 참 옳은 말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에서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우리는 만남을 통해 인생을 살고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 영원할 것 같았던 순간은 허무하게 작별을 고하고 극적으로 내 인생을 뒤바꾸게 만든다. 정약용, 김정희, 김옥균, 안창호, 김구, 이상재, 감약연, 윤동주, 김교신, 권정생 같은 분을 보면 대부분 한국의 근현대사를 살아간 사람들이다. 공통적으로 이들을 만날 수 있는 장소를 지도로 표시해두고 간단한 주석과 주소를 붙였다. 한 인물이 살아온 발자취를 되짚어보는 여정은 그래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오래도록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이들을 불러내는데 이보다 더 가치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시대적 상황과 배경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꼭 거쳐야 할 과정이다.
후대 사람들의 알고 있는 단편적인 사실과 결과만으로 판단하기에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한 번 사는 인생, 한 시대에 태어나 서로 만나 뜻을 나누고 생명을 나누는 생명적 동지로 살아가는 삶이 가슴 벅찼기 때문이다.' 저자가 책을 집필하면서 느꼈을 마음은 참된 스승이나 롤 모델을 만나지 못하고 시대의 아픔을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는 수많은 이 땅의 청춘들을 향한 안타까움도 함께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은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고 어머니가 누누히 말씀하신 것이다. 여행을 떠날 때도 동반자가 누구냐에 따라 즐거움이 크거나 여행 내내 괴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 앞 일은 모르지만 내가 어려울 때 힘이 되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존재가 또한 사람이다. 이 책은 각각의 인물들마다 그들을 통해 좋은 영향을 받은 사람도 알게 되고 만남의 중요함만큼이나 삶의 이유와 가치를 깨닫게 만드는 귀중한 책이라는 것을 읽다보면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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