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은 30일을 꼬박 걸어가는 길고 긴 여정이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도전하고 있으며,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걸어야 할 트래킹 코스로 유명한 곳이다. 저자는 29살에 인생의 느낌표를 찾으러 친구와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로 한다. 이미 한 번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본 경험이 있지만 무엇 하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내지 못한 아쉬움을 갖고 있었다. 때마침 서른을 앞둔 나이에 고민이 많을 즈음, 친구와 얘기를 나누다 삶을 재정비하기 위해 급작스럽게 산티아고 순례기를 걷자고 제안하였고 17년 지기 친구는 그 자리에서 퇴사 후 곧바로 떠나자는 답변을 한다. 느닷없이 시작된 산티아고 순례길이지만 떠나기 전에 철저하게 준비해야 될 것들을 알려준다. 하루 종일 걷다 보면 배낭 무게와 이를 지탱하는 발에 물집이 터지기도 하기 때문에 꽤나 고단한 여정이다.
항상 대단한 무엇인가를 준비하고 막 시작을 할 때는 마음이 들뜨고 설레게 된다. 프랑스 생장에 도착하면서 먼저 순례자 사무소를 찾아 크레덴시알이라는 순례자 여권을 발급받아야 한다. 이 여권에는 순례자의 여정을 증명하는 도장을 모으면 산티아고에서 인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잘 챙겨야 한다. 까미노를 상징하는 조개껍데기를 달아준 뒤 알베르게에서 다음 일정을 준비하면 된다. 이미 산티아고 순례길과 관련된 정보들은 블로그 검색을 통해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의 경험담을 듣는 것만으로도 산티아고 순례길의 전반적인 느낌이나 즐거움, 광활한 자연의 아름다움, 감상들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마치 함께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었다. 전공자로서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무거운 배낭과 카메라를 짊어지면서도 붓, 팔레트, 드로잉북을 챙기면서 마음에 드는 곳이라면 어디든 그림에 담는다.
프랑스 생장에서 시작한 순례길 중에 만난 알렌, 승령, 혁진과 함께 산티아고까지 완주하게 되는데 그 과정 중에서 수많은 친구들과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한다. 알베르게에서 처음 봤지만 같은 목적을 지닌 순례자들이기에 금세 가족처럼 서로 어울리고 게임도 하며 음식도 나눠 먹는 등 그 시간들은 매우 특별해 보였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단조로움이 반복되어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먹고 싸고 걷고 널고 자고 그 일상이란 게 매우 원초적인 인간의 본성이지만 사소함 속에서 행복을 발견하다 보니 더욱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법을 배워 나간다. 인생의 답이란 애초에 정해져 있지 않기에 우리는 살아갈 가치가 있는 존재들이다. 마치 꿈같은 시간이었고, 꼭 산타이고 순례길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다. 걷다보면 좋은 친구들도 만나고 인생의 느낌표는 아니더라도 내 자신의 생각이 바뀌어져 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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