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둘 교탁 앞으로 나가 발표를 하거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이제 곧 내 차례가 다가오는 걸 기다리고 있다. 얼굴을 벌겋게 달아오르고 심장을 쿵쾅거려 터질 것만 같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교탁 앞에 서니 머리는 온통 하얘지고 목소리에 떨림이 그대로 전해진다. 사회생활 초반까지만 해도 누구 앞에 서서 말한다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항상 앞에 나와 말하는 순간이 오면 떨리는 말은 두서없이 빨라지는 건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고 마음에 여유가 없어져 버리기 때문이었다. 손을 들어 질문하거나 남들 앞에서 말하는 문화가 아니어서인지 주입식으로 듣는 것에 익숙하다. 사람들 앞에 서기 두려운 이유는 바로 낯선 사람들의 시선과 자신감 부족이 컸던 것 같다.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을 만날 일이 많다. 사교불안장애나 공황장애까지는 아니더라도 발표를 하거나 회식 장소나 파티에서 사람들과 교류를 할 때 말 주변이 없거나 낯가림이 심한 사람들에겐 고역이다. 특히 목소리가 크지 않은 사람들은 시끄러운 소리에 묻혀서 말을 제대로 나눌 수도 없다. 그런 자리에서 듣기만 했거나 가만히 자리 잡는 일이 전부다. 뒤표지에 체크된 사항만큼 심각하지는 않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할까? 저자는 사교 불안이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얼마나 긴장하는지는 애착 스타일에 따라 다르다고 진단을 내린다. 사교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공포 회피형이 많고, 불안형이나 회피형으로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어릴 적 부모와의 관계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회피하다 보니 극복해내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학교에서의 학습 스타일이 주입식으로 듣기만 하기 때문에 토론하거나 발표는 매우 드문 일이었다. 단지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회피를 반복할수록 상황에 대처하는 기량이나 스트레스 내성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능력도 잃게 된다니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작은 단계로 나눠 조금씩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호순환의 사이클처럼 작은 도전으로 익숙해져서 공포심을 줄이고 성공한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한다. 주체적인 의욕을 회복하면 다시 도전하면서 결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극복해나가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게 된다면 사람들 앞에 서는 두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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