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시작은 어느 교도소에서 시작된다. 이제 출소 만기일이라 같은 수감원들의 환호를 받은 뒤 위치추적장치를 발목에 찬 채 12개월이 지나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그녀. 하지만 10년간 활동하던 글래스고의 바는 다른 가수가 대신하고 있었다. 이제 두 아이를 키워야 하는 엄마이지만 구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 밤 7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는 집 밖에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겨우 소개받은 수잔나의 저택까지 버스를 타고 한참 가야 했는데 생활비를 벌기 위해 가정부 일을 맡아 일한다. 자신의 처지에 대한 불만이 많았는지 분노조절장애까지 겪고 있는 그녀에게 기회를 만들어준 것은 오너인 수잔나였다. 사실 그녀가 글래스고 바의 인기스타였던 가수로 그 재능을 알게 되었고 오디션 영상까지 찍게 된다. 오랜 꿈이었던 컨트리 계의 대부인 밥 해리스를 만날 기회가 생겼는데 수잔나의 도움으로 우여곡절 끝에 BBC에서 만나고 그 곳에서 크게 감명을 받는다. 이 때 흘러나온 음악이 참 좋았습니다.
분명 가수로서 재능이 있었지만 항상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야 했습니다. 싱글맘으로 자신의 꿈과 현실 사이에서 큰 갈등을 겪습니다. 수잔나의 생일 축제에 밴드와 함께 부르기로 했지만 그의 남편이 과거를 폭로하겠다는 말을 들을 뒤 당일 무대에서 도망치듯 빠져나와야 했습니다. 이제 모든 꿈이 산산히 부셔졌다고 생각했죠. 희망이 사라졌다는 생각에 자포자기 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지저분한 집안을 깔끔하게 치우며 열심히 살아가지만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꿈만은 포기할 수 없었죠. 다시 생활 전선에 뛰어든 그녀는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모든 것이 끝났다는 생각에 점점 지쳐가던 어느 날 항상 자신을 모질 게 다그쳤던 엄마는 "책임감을 가지란 거였지. 희망을 뺏으려는 건 아니었어."라며 늘 컨트리의 고장인 내슈빌 땅을 밟는 꿈을 품고 살아온 딸에게 여행 자금을 건네줍니다. 그동안 힘들 게 모아온 돈을 딸의 꿈을 이루기 위한 거였죠.
드디어 꿈에 그리던 미국 내슈빌 땅을 밟게 되고 바와 거리를 중심으로 둘러보게 되죠. 어느 스튜디오를 VIP로 방문할 기회를 얻게 되었는데 견학을 하는 도중 무대로 가는 길에 홀린 듯 걸어가 중심에 서서 조용히 노래를 부릅니다. 진심을 담아 노래를 부른 그녀는 그곳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었지만 서둘러 다시 집으로 돌아옵니다. 1년이 흐른 뒤 자신이 직접 쓴 노래를 힘차게 부르며 끝을 맺습니다. 결국 돌아와야 할 곳은 집이었다는 사실을 말이죠. 음악 영화이면서 현실과 꿈 사이에 갈등하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주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순간의 실수로 인해 모든 것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지만 결국 자신이 살아온 고향에서 컨트리 노래를 부르며 과거와 작별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는 되는 영화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본의 아닌 실수로 인해 책임져야 할 순간이 다가옵니다. 세상으로부터 버려졌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큰 깨달음을 얻은 뒤 다시 힘차게 날아오르는 내용은 감동적이기까지 합니다. 제 멋대로 살고 가정적이지 않아 보였던 그녀였지만 아이들과 지내면서 모성애로 자신의 꿈보다는 현실적인 돈을 벌기로 선택합니다. 만약 엄마 말대로 무대 위에 오르는 가수가 아닌 다른 삶으로 갔다면 꿈을 이루지 못한 채 그저 그렇게 살았을 지도 모릅니다. 유일한 희망이었던 그곳에서 다시 삶을 살아갈 힘을 얻고 자신이 살아온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바에서 성공적인 데뷔 무대를 갖게 되죠. 이 영화에서 나오는 음악들은 다 좋더군요. 멜로디 뿐만 아니라 힘을 주는 가사가 특히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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