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육체를 탐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에 속하는 부분일 것이다. 은밀하지만 적나라하게 묘사하는 등 그림으로 그려낸 작품에는 숨겨진 욕망이 모두 드러나보인다. 작품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이 모두 벌거벗은 채로 있지만 외설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은 작품마다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여신이 등장하기도 하고, 어떤 역사적 사실을 극적으로 표현해내는 작품이 되기도 한다. 작품에 대한 해설을 듣고 나면 화가가 작품을 구상하고 그릴 때 얼마나 인간에 대한 이해를 담고자 했는지 우리는 나중에야 깨닫게 된다. 고대부터 지금까지 여성을 작품의 소재로 삼는 이유는 아름다움을 향한 동경심과 함께 성적 호기심에 대한 열망은 열정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작품과 함께 이에 얽힌 이야기를 읽으니 그림이 더욱 또렷하게 보이고 흥미롭게 읽힌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녀가 관련된 이야기들은 국가와 역사를 뒤바꾸기도 하고 사랑과 불륜은 역사에서 중요한 변곡점을 만들기도 한다. 우리는 그 수많은 사례들을 들어봤고 여전히 흥미로운 이야기 소재가 되어준다. 클레오파트라, 헬레네, 프리네, 밧세바, 아그리피나 등 역사에서 주·조연으로 등장하는 여성들이다. 남성 위주의 역사에서도 이들은 중요한 역할을 맡은 인물이었던 셈이다. 스스로의 의지였든 아니었든 전쟁을 일으키기도 하고 한 나라의 국왕에게는 씁쓸한 결말을 맞이하게 했다. 모두 욕망과 탐욕으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역사는 흘러가며 반복되는 건 우연일까?
끌림, 광기, 유혹, 동경, 관음, 애증, 탐닉, 복수, 근친, 치정, 도발 등 인간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 남녀 간에 끊임없이 일어나는 일들이다. 그 복잡한 감정들이 뒤엉켜서 평소에는 드러내지 못한 마음을 표출하기 위해 익명에 가려진 은밀한 곳에서 욕구를 분출하여 해소했던 것이다. 주제를 놓고 보면 인간의 본능이 잘못된 선택으로 얼마나 큰 비극을 맞이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인간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본능과 욕망에 눈이 멀어서 광기로 뒤덮어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 뿐이다. 작품을 감상하면서 흥미로운 역사, 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흥미롭게 빠져들만한 책으로 추천한다. 무엇보다 인간이 가진 강한 본능을 억누르기 어렵기 때문에 역사적 사실을 반면교사로 삼아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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