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다. 이상한 책이다. 분명 수학책인데 이상하게 재미가 있다. 졸라맨을 닮은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도 꽤나 귀엽다. 수포자라면 공감하겠지만 수학 방정식과 개념들은 파고들수록 난해하게 느껴져서 골치 아파 포기하곤 했었다. "이것은 당신을 위한 수학이다."라는 말로 안심시키며 시작하는 이 책은 솔직하면서 친근감 넘치는 말투가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어렵다는 이미지가 박힌 수학에 가진 편견을 깨고 싶다는 사명감을 가진 것처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눈높이를 맞춰서 설명한다. 되도록 일상 속에서 수학 개념들을 이해할 수 있게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방식은 흥미진진하기까지 한다. 그래서 이상한 수학책이라고 제목을 붙였는지 모르겠다.
알게 모르게 수학 개념은 우리 일상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간단한 셈법부터 확률 계산 등 계산할 일이 많다. 엑셀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수학 공식을 적용시키는 등 회사 업무에서도 반드시 필요하기에 알면 알수록 도움이 되는 건 확실하다. 제1부 수학자처럼 생각하는 법, 제2부 디자인, 제3부 확률론, 제4부 통계학, 제5부 전환점으로 나눠서 일상에 끼치는 수학 개념들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본다. 책 뒤표지에 있는 문구처럼 진짜 중요한 건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수학자처럼 생각하는 법이라는 말이 와닿았다. 수학 공식에 외워서 문제를 푸는 것이 우선은 아니라는 말이다. 수학자들이 같은 문제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일반적인 수학책과 다르게 글을 읽는 맛이 있어서 이후로도 두고두고 볼 것 같다.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좋고 아무리 어려운 수학 개념이라 하더라도 일상 속 이야기들로 쉽게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수학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책이라서 좋았다. 양장본이라 꽤 두껍기는 하지만 술술 책장이 넘어가는 이상한 책이다. 아마도 수학 공식으로 문제 풀이하는 요령을 알려주는 식이었다면 몇 페이지도 넘기지 못했을 것 같다. 수학에 흥미를 잃어버렸거나 수학이 우리 일상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모르는 사람에게도 추천할만한 책이다. 어쩌면 이 세상은 수학을 제대로 알수록 빠르게 이해할 수 있을 듯싶다. 어디를 가든 확률을 따져야 하고 공식을 알면 편하기 때문에 생각날때마다 뒤적거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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