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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

 

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

 

경로를 이탈했다면, 잠시 가던 길을 멈추었다면 저자보다 훨씬 많은 퇴사 경험과 여러 형태의 회사를 다녀본 내겐 글마다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퇴사하는 이유는 개인별 차이가 있겠지만 몇 가지로 수렴된다. 임금체불, 상사와의 갈등, 과도한 업무로 인한 건강 악화 등 참고 견딜수록 개인에게 손해가 큰 상황이다. 내 몸을 헤쳐가면서 무리하게 일할 이유도,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풀지도 못한 채 지낼 그 어떤 근거도 없다. 일은 일로써 끝낼 일이며, 회사 생활로 내 인생을 채워놓기엔 아직 도전하지 못한 꿈들이 많다. 적극적 퇴사는 좋아하는 일을 찾았거나 새로운 환경과 일에 도전하려는 자에게 주어진 선택권이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는 사는 삶이 진짜 살아 숨 쉬는 인생이 아닐까?

퇴사를 만류하는 이유도 수긍이 간다. 퇴사를 하는 순간 경제활동이 끊어지고 당장 수익원이 없다면 저축한 돈을 가지고 생계를 꾸려가야 한다. 경력이 끊어지고 아무런 계획이 없는 상태로 지내기엔 시간은 더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다. 당장 어떻게 되지 않겠지만 평일 낮에 보내는 시간이 낯설다. 하지만 잠시 멈추는 시간을 가지다 보면 몸에 기운이 회복되고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다 보니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지게 된다. 다달이 들어오는 월급은 없지만 직장 생활을 하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 많은 세상이다. 아직 살아갈 많은데 고작 몇 년 쉬었다고 대단히 큰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열심히 일만 한 내게 그 정도의 여유로움은 허락하고 싶다.

저자도 같은 생각을 했지만 마음껏 쉬고 나니 생각으로만 머물렀던 오랜 꿈을 실행에 옮기기로 마음을 먹었더니 회사 다닐 때보다 활기차고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글 쓰는 일을 평생 업으로 삼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얼마나 성과를 올리고 성공하느냐는 계산에 넣지 않았다. 남이 시켜서 했다면 하지 못할 일이다. 월 소득이 얼마인지를 따지기보단 묵묵히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가는 저자는 이제서야 제대로 된 삶을 찾은 듯싶다. 분주하게 오가는 출퇴근 길에 사람들은 회사에서의 생존 게임을 벌인다. 자신의 직급과 연봉이 정체성을 말해주는 듯 살지만 언젠가는 회사를 떠나야 한다. 그전에 하나씩 꿈에 도전하며 산다면 경로를 이탈했을 때 즐거운 퇴사 라이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대 직장인이라면 구구절절 공감하며 읽을만한 에세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