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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어쩌다 농부 : 서울은 사는 게 고생이지만 여기는 농사만 고생이잖니껴

 

어쩌다 농부 : 서울은 사는 게 고생이지만 여기는 농사만 고생이잖니껴

 

언제부터였을까? 대도시에서 태어나 줄곧 살아왔지만 어느 순간부터 어린 시절에 뛰어놀던 그때처럼 자연과 마주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무엇을 이루겠다는 욕망도 커다란 욕심도 없기 때문일까?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자연이 좋았다. 자급자족을 이루며 마음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지낼 수만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도 했다. 살아온 시간보다 살아갈 날이 그리 길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이왕 살 거라면 되도록이면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살고 싶어졌다. 우리가 지불하는 모든 비용은 도시생활의 편리함을 누리고 이용하기 위한 유지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남들처럼 살기 위해 사는데도 부족함 없는 돈이 필요하다. 도시에서 산다는 이유만으로 다 돈이 들어간다.

농부로 살기 위해서 시골에 내려갈 생각은 없는데 저자는 서울보다 시골에 살다 보니 작물 좀 심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어느 순간 농부가 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이 책은 부제가 시골에 내려가 살아가는 저자의 마음을 대변해 준다고 생각한다. 서울에서는 삶 자체가 고생스럽지만 시골에서는 육체적 노동이 큰 농사만 고생하면 되니까 훨씬 마음의 짐이 가볍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신경 쓸 일이 적어져서 훨씬 삶의 질이 좋아지고 서투른 농사일이지만 실수하면서 배워가고 또 적응하면서 재미를 찾아간다. 한 계절 농사로서 살아가는 저자가 겪는 소소한 에피소드로 이뤄진 이 책을 읽으면서 시골 풍경과 생활패턴을 간접적으로 들여볼 수 있었다.

요즘은 개인마다 삶의 속도를 늦추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기 위해 시골에 내려와 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느린 속도로 살면서 돈을 버는 반복된 일상보다 진정한 삶을 되찾으려는 젊은 사람들이 시골에 정착하면 마을도 활기를 띠고 점점 좋은 방향으로 나아질 거라는 기대는 갖고 있다. 평생 도시에서만 살던 사람이 농사일에 서투른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잘 모르니까 실수도 반복하고 실패도 맛보지만 시골생활이 자신에게 맞는다면 후회하지는 않을 것 같다. 다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고 직접 경험을 해보면 또 다른 문제점도 생기겠지만 지속 가능한 삶과 자신의 인생을 살고자 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어쩌다 농부"가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어쩌다 농부
국내도서
저자 : 변우경
출판 : 토트 2020.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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