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끝 지점에 있었다. 하나의 세계가 갑자기 무너져내렸고 꽤 긴 세월 동안 허무한 생각과 무기력한 나를 보듬으며 시간을 보내야 했다. 슬픔, 상처, 아픔이라는 감정이 아물기까지 방황으로 점철된 하루의 공백은 빠르게 또 지나갔다. 세월이 약이었는지 홀로 지낸 그 시간이 다시 시작할 용기를 주었는지 정확하지 않지만 어쨌든 본업으로 돌아왔고 아무렇지 않은 듯 사회생활을 한다. 그때보다 확실히 달라지긴 했지만 회사와 집이 대부분 일만큼 꽤 단순해졌다. 가르침을 주는 어른도 몇 남지 않았고 살다가 흔들릴 때 잡아줄 사람도 없다. 오로지 혼자 힘으로 세상을 헤쳐나가야 한다. 특별하게 생각할 것도 없이 "인생은 본래가 그렇다"며 나에게 일어난 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준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지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꺼내어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철학서는 아니지만 삶의 이치를 깨달은 사람이 알려주듯 유연하게 생각하도록 이끌어준다. 우리들의 삶을 계속 이어지며 무의미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보다 무언가 의미를 찾아가야 다시 활기차게 여정을 이어갈 수 있지 않은가. 이미 벌어진 일은 되돌릴 수 없듯이 나에게 벌어진 행운과 기쁨으로 우울감을 잠재우는 지혜를 얻어야겠다. 삶이 막다른 길에 다다라서 길이 보이지 않은 것 같아도 예기치 못한 곳에서 새로운 길이 열리듯 살아가는 동안 나에게 주어진 기회와 가능성을 덮어두지 말고 뭐든 새롭게 시작해보고 싶다. 이 책에서 지혜와 위안을 받고 별거 아닌 일에 생각을 오래 두지 말아야겠다.
우리가 삶이라는 바다에서 표류하여 어디로 가야 할지 목적도 방향도 잃어버린 채 떠있는 지금, 나침반처럼 분명하게 알려줘서 내가 놓치고 있던 부분이 해소되었다.
"나이가 들고 늙었다는 변명은 그저 운명 탓을 하며 체념하는 것에 불과하다. 지금 눈앞의 난관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거라고 느끼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영원히 할 기회가 없을 거라고 느끼기 때문에, 꿈을 이룰 수 없다고 느끼기 때문에 나이를 핑계로 대는 것이다."
저자의 말에 정신을 번쩍 차리게 되었다. 사실 우리가 도전을 꺼리는 건 무수히 많은 핑계들을 하며 시도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뀌는 건 없고 타성에 젖어 체념한 채 시간을 보내는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내일을 바꾸기 위해선 오늘의 작은 시도와 노력이 쌓여서 이뤄지는 것인데 나는 왜 안 될 거라며 포기해버렸나. 출퇴근길에 마주치듯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 거리에서 생각해 보니 운명을 정하는 것도 결국 내 선택인데 꿈을 좇아 열심히 노력하며 사는 삶은 밤하늘 별처럼 아름답게 빛나리라.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 살고 있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위안과 용기를 얻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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