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잘하거나 잘 되는 사람도 없거니와 원래 반복하면서 익혀야 나중엔 덜 힘이 드는 법이다. 일상의 속도가 점점 빨라져가는 이 시대에 남들보다 느리고 더디게 가더라도 괜찮다. 느림의 미학처럼 내게 숨돌릴 틈을 줘서 살아갈 힘을 줘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불행이라는 늪에 빠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남들처럼 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실망감과 도매금으로 비교당하기 때문이다. 각자의 속도는 무시한 채 일률적인 방식으로 줄 세우듯 스스로를 더 힘들게 만든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짓눌린 나머지 억지로 재촉해가며 자신에게 맞지 않는 속도로 가다 보면 크게 걸려 넘어지고 큰 상처를 받기 마련이다.
일부러 정답을 찾지 않으려고 한다. 어차피 한 번 가는 길에 정답만 찾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살다 보니 마음 편하게 사는 게 제일이다. 세상의 기준에 나를 맞추기 보다 우직하게 걸어나갈 뿐이다. 사회 초년생이었던 시절을 떠올려보면 모든 것에 서툴고 어색하기만 했다. 익숙하지 않아서 실수도 잦았고 사회생활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참 어려운 일이다. 특히나 방송 일을 하는 저자로서는 뒤처지는 기분이 많이 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급하게 서두르지 않았고 천천히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진심을 담았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깨닫게 된 사실은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옷이 있다는 점이다.
고된 직장 생활과 선후배 사이에서 처세나 대인관계 등 무엇 하나 쉬운 일은 없다. 일상을 버텨내게 해주는 힘도 일을 잘 마무리했을 때 오는 뿌듯함이 아닌가. 어느 순간부터 일의 기쁨보다는 매일 반복되던 쳇바퀴 같은 일상이 힘겨워졌다. 시간을 빠르게 가고 나이는 한두 살 먹어가는데 차곡차곡 쌓이는 통장 잔고 대신에 비어버린 공허한 마음이 커져 버렸다. 미래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니 아무런 의미도 찾을 수 없게 돼버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맡은 일을 해나가는 저자의 성실한 모습이 그려졌고 남들보다 더디게 직장 생활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는 말들에 힘을 얻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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