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잖니. 숨 쉬고 있으면 누구든 그만큼 해야 할 몫이 있어. 지금 나에게는 억지로라도 일상을 지키며 이어가는 게 삶을 이어가는 일이기도 해." 갑작스레 쓰러져 긴 투병생활을 이어가게 된 어머니로 인해 달라진 저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그 힘든 시기들은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도돌이표 일상조차 감사할 수 있었다. 살아있는 순간 모든 것이 행복하다는 고백도 소중한 무언가를 잃고 나서야 깨닫는 삶의 진실이다. 가족 중 누군가 아프기라도 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함께 힘들어하는데 힘겨운 시간을 보낸 뒤엔 마음은 더욱 단단해진다. 이 세상 그 무엇도 영원하지 않고 살아 숨 쉬는 것도 당연하지 않다는 걸 이젠 절실히 느낀다.
저자가 겪은 일처럼 힘든 시기를 보낸 후 시간이 지나고 나니 삶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는 스트레스 관리를 하면서 애쓰거나 집착하지 않으려 한다. 어차피 사라질 일을 위해 마치 살아있는 동안 영원할 것처럼 왜 우린 아등바등 대며 참지 못하는 걸까? 정해진 삶을 강요한 이 하나 없는데 무리에서 떨어지면 낙오하는 거라 단단히 믿으며 경쟁에 목숨 거는 우리. 이 책은 별거 없는 평범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우리들에게 보내는 위로의 메시지다. 사실 건강하게 보내는 지금이 얼마나 감사한 지 모른다. 지난 사진을 하나하나 들춰볼 때마다 내게 허락된 행운 같은 기회와 경험들이 행복이었음을 그리워한다.
늦게서야 철드는 자식들은 부모님이 살아계셨을 때 투정과 짜증을 왜 그리 부렸을까? 뒤늦게 후회해봐야 소용없는데 잘 해 드린 일보다 못해드린 일이 생각날 때면 가슴이 저며온다. 가까운 곳조차 함께 여행 가지 못해보고 더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을까? 시간은 지금도 이리 빠르게 흘러가는데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 걸까? 많이 가졌다고 행복한 것이 아니라 좋은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진정한 행복인 것을. 언젠가는 다 사라질 것이다. 현재 고민과 미래의 걱정도. 희미하게 보이는 뿌연 점처럼 서서히 멀어져 간다. 있을 때 잘하라는 말처럼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있는 순간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내일임을 기억하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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