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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 지친 너에게 권하는 동화 속 명언 320가지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어릴 적 우린 동화를 읽거나 만화 영화를 보면서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자라났다. 교과서보다도 동화 속 이야기들이 주는 교훈과 감동이 컸고 마음이 성숙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양분이었다. 꿈과 희망을 가득 안고 학교에서 배웠던 것들이 세상을 향해 나아갈수록 하나둘씩 상실해갔다. 점점 동화는 잊혔고 어느새 유치하게 여겨 읽지 않곤 했다. 그러다 우연히 '빨간 머리 앤' 완결 편이 유튜브에서 올라온 것을 보고 끝까지 봤는데 등장인물들의 대사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역시 세월이 지나도 독자들을 향해 보내는 메시지는 변함없다는 사실이다. 가장 순수했던 시절을 지나 우리는 무엇을 잃고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 걸까?

어른이 된 후에 읽는 동화가 주는 느낌은 사뭇 다르다. 세상을 살 만큼 살고 겪어볼 만한 많은 경험을 했어도 동화에 실린 얘기들은 여전히 우리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세상 때가 묻혀 변질된 마음을 비집고 들어와 우리가 잃어버린 건 무엇이고 정말 소중한 건 돈, 명예, 권력이 아니라 행복이라는 걸 한결같은 목소리로 지친 우리의 어깨를 다독거린다. 이 책은 25권의 동화책에서 발췌한 명언 320가지가 실려 있다. 꽤 익숙한 책 이름이 보였고 가독성이 좋게 구성되어서 금방 읽어버릴 정도였다. 동화 속 명언과 함께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지, 질문에 대한 생각을 적을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깊이 생각한 것을 정리할 수 있도록 비워놨다.

참 바쁘고 빠르게 흘러간다. 경쟁 사회에 내몰린 우리들은 이 세계에 적응하느라 늘 지쳐 있다.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다. 그런 우리들에게 동화는 휴식처가 되어 준다. 가볍고 빠르게 읽으면서 쉽게 몰입하며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화마다 주는 감동과 교훈이 다르기에 주인공에 빠져들며 읽기에 안성맞춤이다. 한때 나에게도 순수했던 시절이 있었음을 상시 시키고 나면 그때와는 다르게 동화가 읽힐 것이다. 동화는 순수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어디쯤에 내가 서 있는지 알려준다. 오랜만에 읽은 동화 속 글귀들은 어렵고 힘들 때 붙잡고 읽어도 힘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고향처럼 우리들에겐 소중한 무언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