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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가장 외로운 선택 : 청년 자살, 무엇이 그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는가

 

가장 외로운 선택

 

 

전체적으로 암울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 생각엔 청년 문제는 각 시대별로 겪는 주요 사안이 다른 것 같습니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과거 세대보다 사회로 진출할 기회를 상당 부분 박탈당했다는 겁니다. 태어나기 전부터 태교를 받으며 영재 교육을 받으며 치열하게 공부해서 스펙을 쌓았는데 취업의 문은 좁습니다. 대부분 가정은 아이 한 둘을 낳다 보니 공동체가 무너진 곳에선 비빌 언덕이 없습니다. 1인 가구의 증가, 경제적 불평등, 실업, 젠더 갈등 등 청년 자살이라는 비극적인 상황을 더 이상 사회가 외면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한창 일해야 할 나이, 미래를 이끌어야 할 세대가 사회로부터 소외받고 아무도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려 들지 않을 때 얼마나 공허했을까요?

청년들의 불안정한 심리적인 요인은 통계로도 입증이 되었고 생존의 문제이자 마음의 문제가 더 큰 세대입니다. 부모보다 경제적으로 낮은 처음 세대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는 뭘까요? 코로나19 이후로 우울증이 더욱 커졌고 사회적 연결망조차 단절된 상태에서 그들은 방치된 채 내버려진 존재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기성세대는 이해하지 못할 그들의 아픔과 어떤 문제를 안고 살아갔는지에 대한 교감이 현저하게 부족합니다. 이젠 대가족이 아닌 소가족 사회가 되면서 각자도생의 삶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내 가족 외엔 개입하려 하지 않습니다. 절망의 구렁텅이로 쉽게 내쳐질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청년이라는 걸 인식해야 할 때입니다. 이는 곧 사회의 불행이기도 합니다.

핵심은 공동체의 회복, 은둔형 외톨이의 사회 복귀, 취업 확대, 현실성 있는 청년 정책 등 사회가 관심을 갖고 바라봐야 풀릴 문제입니다. 기성세대는 자신이 겪은 기준으로 조언을 하지만 오히려 세대 단절을 가져올 뿐입니다. 취업이 늦어지면서 겪는 경제적 불안함도 크지만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마음의 병이 해결되지 않으면 또 다른 은둔형 외톨이가 양산될 겁니다. 여러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청년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되었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양극화가 심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잘 사는 부모 밑에서 자란 청년과 빠듯한 살림에 경제적 여유가 없는 부모 밑에서 자란 청년이 걷는 길은 출발선부터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희망을 얘기해야 합니다. 위기를 겪고 있는 청년들이 사회에 안착할 수 있게 제도적인 뒷받침이 되어야 합니다. 기성세대가 자라온 시대와 비교해서 바라보기 보다 그들이 현재 어떤 상황에 있는지 편견 없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책의 제목은 가슴을 철렁이게 합니다.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과 딸이었을 그들이 무슨 말 못 할 사정을 겪었기에 그런 선택을 했을지 말이죠. 근데 이 책에 나온 예화를 읽다 보면 생각보다 심각하고 이렇게 사회가 발전했는데 왜 안전망은 미비한 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청년이면 뭐든 할 수 있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을 시기인데 이미 사회로 나오기 전에 날개가 꺾어버린 건 아닌지. 이젠 사회가 손을 내밀어 이끌어주고 소외받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