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너무나도 빠르게 변했다. 신앙심으로 넘쳤던 시기가 아득히 멀게 느껴질 만큼 세월이 지났다. 한때는 신앙에 대한 열정으로 뜨거웠던 때도 있었다. 부족했지만 신앙은 식지 않았고 초등부부터 대학부까지 어떻게든 교회에서 예배드리는 건 당연했다. 지금도 빼놓지 않고 주일예배는 드리지만 자주 교회 출석해 예배드릴 때보다 뜨끈 미지근함을 느낀다. 신앙보다는 현실에 직면할 때가 많고 잇따른 교회 관련 소식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팍팍해진 삶처럼 내 마음도 굳어버린 걸까? 아니면 아는 게 많아지면서 영적인 삶으로부터 거리를 둔 것일까? 분명한 것은 순수하게 지켜냈던 믿음과 신앙이 점점 현실과의 괴리감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는 사실이다.
뛰어난 영성으로 가득 찬 이 책 중 나병 환자에게 입맞춤을 했던 아사시의 프란시스와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죽음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페르페투아의 삶에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 초대 기독교의 모습이 그대로 유지됐던 대학부 때까지 시절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다들 믿음으로 순수했고 신앙심이 가장 뜨거웠던 때여서 교회에 헌신하고 영적인 삶이 건강했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다시 기독교로 삶을 회복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해진다. 하나님의 임재하심이 책 구절마다 전해져온다. 지금은 신앙을 지키기도 힘든 시대에 살고 있다. 온갖 자극과 삶을 뒤흔드는 유혹에서 빠져나오기가 어려운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하나님으로부터 신앙을 회복하며 살아가야 한다.
단 한 번도 하나님은 진리 가운데 변함없으신 분이었고 세상 끝날 날엔 반드시 되돌아가야 할 곳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지만 하나님만은 오로지 영원하시다. 우린 정말 짧은 삶을 살다가 때가 되면 가는 존재들이다. 만약 하나님을 모른 채 살아왔다면 온전히 세상을 살아가지도 못했을지 모른다. 세상으로부터 세차게 흔들릴 때도 붙잡아준 건 결국 신앙이었기에 버텨내고 이겨낼 수 있었다. <거룩의 영성>은 이제 다시 하나님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비록 몇몇 교회 지도자로부터 상실감과 배신감을 느꼈지만 그와는 별개로 거룩한 진리 앞에 내 신앙을 회복시켜야 한다. 이 책은 깊은 묵상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며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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