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외과로서 삶과 죽음을 가장 가까이서 바라본 깨달음을 엮어 펴낸 이 책은 각각 환자들이 걸린 종양과 질병에 관해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냈다. 병원에서 근무하게 되면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선 환자들을 어느 누구보다 가까이 지켜보게 된다. 병원에서 일어나는 일과 환자들마다 지닌 사연들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매우 민감하게 뇌를 다뤄야 하는 신경외과의 손끝에 따라 환자의 생사가 갈린다. 의사로서 매일 환자들을 상대하며 어려운 수술을 해내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의사로서의 높은 사명의식이 아니었다면 버텨내기 여간 힘들지 않았을 것이다.
이 세상을 살면서 영원한 것은 없으며 항상 건강을 잃고 난 후에야 일상의 소중함을 뒤늦게 깨닫는다. 질병에 걸려 병원에 오면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든다. 건강관리를 못한 죄책감과 후회로 빨리 건강을 회복하고 싶은 마음이다. 송과체종, 동맥류, 혈관모세포종, 앙고르 아니미, 수막종, 맥락총유두종, 전두엽 백질 절제술, 뇌실막세포종, 아교모세포종, 경색, 신경 절단, 수모세포종, 뇌하수체선종, 축농, 무동무언증, 휴브리스, 광시증, 성상세포종, 티로신키나아제, 희소돌기아교세포종, 무감각통증 등 이름도 모를 병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임종 부분에 나온 말처럼 "멋진 삶이었어. 우리는 할 일을 다했어."라고 마지막에 삶을 회고할 수 있을까? 괜찮은 죽음을 우린 맞이할 준비가 되었나.
이 책은 현재의 삶을 되돌아보는 명상록의 성격이 강한 것 같다. 죽음을 앞두고 성공과 실패가 무슨 의미가 있나? 잠시 멈춘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우린 결국 행복해지기 위해 살아가는 건데 왜 하루하루 죽어가는 삶을 사는 걸까.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매번 해보지만 정답은 구할 수 없었다. 진정한 자유로움은 건강을 스스로 지킨 후에야 찾아온다고 믿는다. 헨리 마시는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한 사람이었다는 건 확실하다. 의사로서의 인간적인 고뇌와 환자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걸 느끼게 한다. 병원 내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일을 다루고 있지만 가독성이 높은 책이다. 오늘을 건강하게 살고 있음에 감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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