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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셜록 홈즈 다시 읽기 : 홈즈의 비밀을 푸는 12가지 키워드

 

셜록 홈즈 다시 읽기

 

 

<셜록 홈즈>에 열광하는 팬들이라면 홈즈의 비밀을 푸는 12가지 키워드라는 부재를 단 이 책도 흥미진진하게 읽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제는 거의 실존 인물처럼 그가 거주했던 베이커가 221b 2층 집은 현재 셜록 홈즈 박물관이 되었으며 실제 세계 각지에서 편지를 보내온다고 한다. 1887년 주홍색 연구를 시작으로 장편소설 4편과 단편소설 56편으로 구성된 홈즈의 '경전'을 컨설팅 탐정, 과학수사, 천재성, 더시티, 정의, 신여성, 옥스브리지, 네트워크, 제국주의, 전쟁, 영국과 미국, 심령주의라는 키워드로 우리가 잘 몰랐던 홈즈와 아서 코난 도일에 대해 알아본다. 셜록 홈즈에 대한 이미지는 최초의 컨설팅 탐정이자 작은 단서까지 놓치지 않는 철저한 과학수사로 증거를 수집했다는 것이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쓰였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후 추리소설의 방식과 경찰의 수사기법에 많은 영감을 주었을 것이다. 단순히 감이나 촉을 믿고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신문에 실린 주요 사건을 모두 발췌해서 기억에 저장시킨다. 요즘으로 치면 컴퓨터 DB에 빅데이터를 만든 것과 같다는 얘기다. 그의 천재성이 유감없이 발휘되어 진범을 잡아낼 때의 쾌감은 다른 추리소설보다 짜릿했다. 그래서 한때는 영원한 미제 사건을 셜록 홈즈가 맡아 해결하는 상상을 하기도 했다. 셜록 홈즈가 인기를 끌 수밖에 없었던 배경엔 1880년 런던은 1년에 23,920건의 중범죄가 발생했지만 계속된 경찰의 부실 수사와 부정부패 추문 등 무능한 이미지가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도 셜록 홈즈는 사람들이 어벤저스를 찾듯 사회를 공포와 두려움으로부터 지켜낼 영웅으로 기억되고 있다. 셜록 홈즈가 활약하면 할수록 경찰의 무능함은 크게 부각될 뿐이다. 그의 영원한 라이벌인 모리아티 교수와의 대결도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한 요소 중 하나였다. 당시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마지막 사건'에서 모리아티 교수와 라이헨바흐 폭포에서 대결을 벌이다 폭포에 떨어져 사망했는데 홈즈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은 2만 명 이상의 <스트랜드> 독자들이 잡지 구독을 취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소설의 명성과는 별개로 아서 코난 도일이 심령주의에 심취했다는 건 얼마나 모순이며 이해할 수 없는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