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호는 유독 '흙의 생태학'을 주제로 삼아서 그런지 몰라도 글 언저리마다 짙은 흙냄새가 배어 나온다. 농사를 지으려면 토양이 좋아야 한다는 건 다들 아는 사실이지만 실천으로 옮기려면 수고로움은 감내해야 한다. 우리 몸에 좋은 영양분을 공급하려면 제초제를 뿌리지 않은 건강한 토양에서 자란 채소와 과일을 재배해야 마땅하다. 조건은 지렁이가 꿈틀대며 살아가는 옥토라면 기후위기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흙에는 다양한 생명체들이 살아가는데 해충을 막기 위한 쉬운 선택으로 뿌린 제초제가 이로운 생명체까지 살 수 없는 땅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래서 관행농법이 아닌 유기농을 선택한 농부는 소농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수확량은 적지만 자연에 덜 해를 끼치면서 키운 건강한 채소다.
계간지로 발행되는 <생태전환 매거진 : 바람과 물>이 각별한 이유로 환경을 생각하는 잔잔한 울림이 크기 때문이다. 곧 닥칠 식량위기와 기후위기를 푸는 열쇠로 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읽을 가치가 있는 일관된 기사들로 다양하게 싣는다. 커버스토리에 실린 글을 읽어봐도 주제의식과 시의성이 다분하며 흙이 지닌 생명력을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읽는 독자로 하여금 공감 가는 내용들이라 농업의 미래와 정밀농업이 대안이 될 수 있는지 등 유익한 글이었다. 도시에서 생활하면 사실 실감하기 쉽지 않지만 이미 세계는 식량위기와 기후위기를 겪고 있는 중이다. 물가가 오르는 이유도 공급량이 줄어들기 때문인데 세계적인 현상과 넓혀 바라보면 결코 안심할 수 없기에 하루속히 대안을 찾아야 한다.
일부 환경단체의 목소리로 치부하기보단 경각심을 가지고 우린 그 사안이 가진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 모든 현상들은 대부분 연계되어 있으며 무너진 뒤엔 복구하기 힘들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금까지 '기후와 마음', '무해한 버림', '도망치는 숲', '돌봄의 정의'를 주제로 심층적인 내용을 파고들었는데 '흙의 생태학'은 본질적으로 지구를 빌려 살아가는 인간이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깨우치게 하는 내용들이라서 더욱 마음이 쏠렸다. 생명력이 다한 흙에 무슨 수를 쓰더라도 작물이 제대로 자랄 수 없듯 모든 해답엔 흙이 있었다. 선순환 구조를 갖추려면 인간의 노력이 절실하다. 비옥한 토양이 결국 인간을 살리는 길이니 너무 늦지 않게 지켜내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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