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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오리샤의 후예 1 - 피와 뼈의 아이들

 

오리샤의 후예 1 - 피와 뼈의 아이들

 

 

굉장한 흡입력을 가진 소설이다. 파라마운트 픽쳐스에서 영화 제작을 확정했다는데 읽다 보면 각 장마다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이 시리즈는 아직 완결되지 않았으며, 앞으로 3권이 출간 예정이다. 이 소설의 배경은 오리샤 왕국에서 펼쳐지며 대습격 이전에는 신의 은총을 받아 마법을 다루는 부족이 있었다. 사령술사(이쿠족), 마음술사(에미족), 파도술사(오미족), 화염술사(이나족), 바람술사(아페페족), 쇠술사/땅술사(아이예족), 빛술사(이몰레족), 치료술사/질병술사(이오산족), 예언술사(아리란족), 조련술사(에란코족)으로 대습격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오리샤엔 마법이 사라졌고, 이들 부족들은 신성자 세금까지 내며 차별을 받게 된다. 대습격 과정에서 마자이뿐만 아니라 하늘 어머니와의 의식을 치르던 센타로까지 학살해버렸다.

사란 왕의 딸인 아마리는 자신의 시녀이자 유일한 친구였던 빈타가 신성자로 밝혀지자 사란 왕에게 살해당한다. 이를 본 이후 두루마리를 훔쳐 달아나던 중에 우연히 제일리를 만나게 된다. 한편 사란 왕의 아들이자 지휘관 자격으로 제일리와 아마리를 찾기 위해 뒤쫓는데. 제일리와 제인, 아마리는 마법을 되찾기 위한 여정을 떠나면서 서서히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된다. 사란 왕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면 강력한 마법을 쓰는 마자이들을 없애야 한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잔인하게 대학살을 자행했고 이를 대습격이라 부른다. 이난 또한 제일리와 다툰 후 하얀 머리카락이 나고 마법까지 느끼게 된다. 과연 이들은 사란 왕의 폭정을 막고 새로운 오리샤 왕국을 건설하여 이 땅에 평화를 되찾을 수 있을지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다.

먼 옛날에는 마자이와 코시단이 마법과 상관없이 평화롭게 어울려 살던 곳인데 마법을 두려워한 왕이 모든 것을 파괴시켰다. 이제는 차별과 폭력 만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고, 새하얀 머리칼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최하층민으로 전락해버렸는데 마치 오늘날의 현실을 옮겨놓은 듯 생생하게 와닿는다. 굉장히 두꺼운 책이지만 지루함을 느낄 새도 없이 제일리 일행의 모험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과연 이 아이들이 오리샤의 운명을 뒤바꿀 수 있을지도 궁금하고, 마법의 힘을 되찾게 되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전개되는 이야기들이 재미있다. 휴고상 수상, 네뷸러상 수상, 워터스톤즈상 수상뿐만 아니라 뉴욕 타임스 113주 연속 베스트셀러, 타임지 역대 최고 판타지 도서 TOP 100에 오른 작품이니만큼 캐릭터의 감정과 갈등이 잘 살아있다.

사란 왕의 자녀지만 아버지의 잔인함을 목도하며 아마리와 이난은 진실을 깨닫게 된다. 어른들에 의해 자녀의 운명까지 정해진다는 건 슬픈 일이다. 오리샤의 후예들로 인해 더 이상 차별과 폭력이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소설은 독자들의 바람대로 흘러가지 않고 2권에서 예고한 대로 마법이 돌아왔지만 귀족들도 마법을 쓸 수 있게 되면서 더 큰 혼돈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소설이 전개될 때마다 예상치 못한 난관과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진다. 마치 판타지 RPG를 보는 것처럼 오랜만에 재미있는 소설을 만났다. 과연 제일리 일행은 무수한 어려움을 이기고 오리샤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계속 지켜볼 일이다. 아직 시리즈는 끝나지 않았다.